관악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만두전골 전문점 ‘둥이 만두’

초록 만두피에 붉은 만두소, 육수가 끝내줘요~

지역내일 2013-03-20

해가 길어지고 제법 봄기운이 느껴진다. 아직 쌀쌀함이 남아 있지만 마음은 어느새 봄이다. 이 때면 어쩐지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라도 가고 싶어진다. 가벼운 나들이 길에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곳. 역시 나들이 길은 맛있는 음식으로 마무리 지어야 제 맛이다. 봄철 나들이 길에 들르기에 적당한 안양 종합운동장 뒤, 관악산 둘레 길에서 만나는 소문난 만두집 ‘둥이 만두’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접시, 수저에서 인테리어까지 손님을 위한 세심한 배려
안양 종합운동장을 지나 인라인스케이트장을 끼고 도니 관악산 산자락에 ‘둥이 만두’라고 쓰여 진 2층 건물이 눈에 띈다. 들어가는 길목 오른편 넓은 공터에는 노란색, 보라색 꽃모종이 가득한 비닐하우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널찍한 실내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넓은 유리창으로 밖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가 느껴진다.
둥이 만두의 인기메뉴 ‘만두전골’을 시키니 뚝배기에 담긴 큼직한 무김치와 나박김치, 그리고 고추냉이 소스가 담긴 작은 종지가 테이블에 세팅되고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스테인레스 통에 수저가 담겨져 나온다.
이건 뭐지? 둥이 만두 사장은 “위생을 위해 둥이 만두에서는 끓는 물로 그때 그때 소독한 수저를 따로 담아서 내 온다”며 “접시나 그릇도 뜨거운 음식을 담아도 좋은 코렐 식기만 사용 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손님을 위해 테이블 위에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을 설치하고 테이블 간격을 여유 있게 배치하는 등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도 신경 쓴 세심함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초록만두에 붉은 만두소, 둥이 만두에 어떤 비밀이?
드디어 만두가 모습을 드러내고 커다란 전골냄비에는 버섯과 소고기 편육, 두부, 떡, 각종 야채 등이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다. 그런데 만두가 초록색이다? 이 사장은 “둥이 만두는 부추를 갈아 넣어 만두피를 만든다”며 “색깔도 다르지만 건강까지 생각해서 낸 아이디어인데 둥이 만두만의 특별함이 되었다”고 자랑했다.
드디어 국물이 끊고 초록빛 만두를 하나씩 담가가며 따뜻하게 데워 맛을 보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하나를 집어 한입 베어 물으니 적당히 매콤한 것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초록빛 만두피에 속이 꽉 찬 붉은 만두소, 눈도 즐겁지만 그 맛이 일품이다.
이 사장은 “당면이나 무말랭이 등을 넣어 부피감을 늘린 일반 만두와 달리 둥이 만두는 김치, 돼지고기, 두부를 주재료로 사용 한다”며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구분하지 않고 김치와 돼지고기의 조화로 둥이 만두만의 맛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물 맛은 어떨까? 역시 전골은 국물이 전체적인 맛을 좌우한다. 한 수저 입에 넣어 맛을 보니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자꾸 수저가 간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만두전골 전문점이 사골국물을 육수로 쓰지만 둥이 만두는 사태, 양지 등 소고기로 육수를 낸다”며 “다른 집보다 국물이 맑고 깔끔하다”고 설명했다. 부드러운 수육과 버섯을 비롯한 싱싱한 야채들이 소고기 육수로 끊여지면서 그 맛에 풍미가 더해진다. 마치 특별한 샤브샤브 같다고 할까?
이게 끝이 아니다 수육과 야채, 만두를 먹고 나면 칼국수를 넣어서 육수를 한 번 더 즐길 수 있다. 물론 칼국수도 초록이다. 살짝 데쳐서 나오는 칼국수는 그 쫄깃함이 특별하다. 배가 불러도 그 쫄깃한 식감을 외면하기 어렵다.


나들이길, 등산객·가족 단위 손님에게 인기
둥이 만두의 주 메뉴는 물론 ‘만두전골’ 이지만 해물파전 등 다른 메뉴도 인기다. 산에 다녀오거나 나들이 길에 빼놓을 수 없는 메뉴가 바로 전 종류다. 둥이 만두 해물파전은 해물이 많이 들어가 해물전이라 해도 좋을 정도. 바삭한 파전을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해물이 입안을 감싼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수육으로는 소고기를, 만두소에는 김치와 돼지고기가 그리고 각종 신선한 야채에 해물 파전까지 메뉴는 간단해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도토리묵과 수육전골도 맛 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2층에 마련된 넓은 테라스에서 차 한 잔을 즐기며 주변 경치는 살피는 맛도 일품이다. 도심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마당에도 쉬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꼭 나들이가 아니어도 좋다. 가족과 친구들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푸짐하게 즐기고 여유가 된다면 주변경관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둥이 만두의 초록만두가 초록빛 자연으로 우리를 재촉하는 듯하다.


문의 : 031-388-4499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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