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영어 80점, 학원에서 여영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지역내일 2013-02-25

필자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특히, 수강등록이 많은 대학생들의 개강일이면 많이 예민해져서 주변사람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서 오해가 없기를 당부할 정도로 긴장을 많이 한다. 심지어, 특히 오전 강의가 있을 때면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 행여나, 긴장 탓에 속이 불편하여 많은 학생들 앞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아침밥을 먹지 않기 시작한 것이 벌써 오래전 일이다. 

스트레스의 종류도 다양해서 학생들이 최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고민과 소통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과정,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맞는 프로그램 등 어느 것 하나 필자를 편하게 해주는 것은 없다. 

또한, 학생의 성향에 따라 좀 느린 학생들은 그 속도 때문에 보다 빨리 당기기 위해서 고민을 하고 다소 빠른 아이들은 그 다음의 계획을 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은 굉장히 유기적인 존재라 살짝만 건드리면 깨질 수도 있고 날개만 펴주면 저 멀리 훨훨 날아 갈 수도 있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존재라고 말 할 수도 있다. 또한, 길만 열어주면 다소 편하게 가는 아이도 있고 단계마다 일일이 손길이 많이 가는 아이도 있다. 



진정한 실력향상 파악해야

필자가 과거 언급한 것처럼 질문이 적은 아이들은 항상 두려운 존재들이다. 그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단계별로 파악이 되어야만 그다음의 프로그램이 구상이 되는데 말수가 적은 아이들은 진정한 실력향상의 과정을 파악하기 까다롭다. 

두 번째는 완벽한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했다고 믿는 경우다. 보통 내신준비를 할 때 교과서지문을 완벽하게 외우고 학교시험이 교과서 지문에서 충실하게 기출이 될 때 아이들은 자신들의 실력이 충분하며 대략적인 공부만으로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시 선생님들로부터 질문을 받게 되면 자신의 실력이 드러날까 봐 최소한의 대답을 하거나 선택적 질문 또는 틀린 문제를 다 이해했다고 했다. 자신이 이해를 했다고 착각하여 질문이 없는 아이들은 진정한 실력을 파악하기 어렵다. 물론, 다 알아서 질문이 없다라고 예단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은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다듬어야하는 미완성의 조각으로 보아야한다.

부족함을 알았기에 100점까지

여영이도 필자에게 제법 큰 고민을 준 아이다. 여영(실명)이는 이형규어학원에 3학년 1학기 중간고사직전에 왔는데,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고, 성격이 활발하였으며 애교가 많았다. 처음에 올 때부터 문법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는데 혼자서도 내신에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온 아이였기에 자신이 기존에 해왔던 공부방법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질문이 많지 않았다.

내신준비 내내 특별한 질문이 없었던 여영이는, 중간고사에서 80점대 후반을 받았다. 필자는 학생들이 내신에서 성적을 잘 받지 못하면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내신이 국가 영어평가시험의 예비과정으로 점점 주관식이 많이 반영되고, 전체적으로 그 학교 중간고사 시험이 어렵긴 하였다. 

그러나 내신만큼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잘 준비를 하기에 학생들에게 80점대 점수를 보는 것은 참으로 희귀한 일이다. 따라서, 여영이가 그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한 필자의 충격은 컸다. 그러나, 모두가 충격을 받았을 때 어머니가 고맙게도 부족함을 알아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잘 부탁한다며 필자를 위로하는 것이었다. 이후 처음부터 다시 정밀하게 실력을 잡아가기 시작해서 마침내 기말고사는 100점을 필두로 줄곧 영어에서 만점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여영이는 이번에 외고에 합격했으며, 문법에 자신이 없다던 아이는 문법과 독해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1, 2차 배치고사 시험에서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염을 토했고 이젠, 고등공부와 더불어 텝스 공부를 병행 하고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순조롭다.

선생님이 편하면 교육 효과 떨어져

그러나, 필자의 스트레스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3년 후 결과에 대한 고민과 그 해답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준비해 나가야한다. 능력의 최대치를 이끌어내기 위하여 다음단계를 준비해야 할 필자에게 앞으로의 3년은 기쁨과 스트레스를 함께 주는 양날의 칼이 될 것이다. 

필자는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고 억누르기만 하는 교육을 싫어한다. 각각 다른 성격의 아이들이지만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아이들이기에 획일적인 교육이나 주입식 교육같은 것을 싫어한다. 

아이를 가르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같은 교육이 참 편한 것이라는 것을 안다. 아이의 개성에 맞추어 가자면 불편을 감내해야하며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싸워야한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선생님이 편하면 아이들 교육의 효과는 떨어지고 반대로 아이들에 관하여 많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결과는 좋아진다. 이것이 학생들을 위한 고민을 중단 할 수 없는 이유다.

글 구미 이형규어학원 이형규 원장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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