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봉의 좌충우돌 커피 탐험기

행복을 만드는 바리스타

지역내일 2013-04-11

많은 분들이 제게 왜 커피를 하게 되었냐고 물어볼 때 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행복해 지고 싶어서요. 행복해 지는 것이 너무 간절했거든요.”
커피를 제 업으로 결심하기 전, 회사 생활을 할 당시, 극심한 과로로 인해 ‘내가 왜 살고 있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에 꽤나 우울하게 지내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 ‘행복 찾기’라는 막연한 고민이 시작됐고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행복했던 갖가지 일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제가 행복했다고 느꼈던 그 순간마다 커피가 제 앞에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커피를 시작한, 바로 바리스타가 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바리스타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탈리아어로는 바텐더라는 뜻으로, 일차적으로는 커피추출전문가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적절한 굵기, 온도, 탬핑, 압력, 추출시간, 심지어는 날씨에 따른 영향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사람인 것이지요. 하지만 이는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만을 강조한 바리스타에 지나지 않습니다. 좀 더 넓은 의미로 보면 바리스타는 커피를 마실 사람에 대한 최선의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서비스적 의미를 내포한 바리스타는 다양한 커피 관련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다양한 추출 기법, 커피에 모양을 내는 라떼아트(Latte Art), 커피의 맛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커핑(Cupping) 뿐만 아니라 로스팅에 관련된 지식 및 실제적 능력까지도 겸비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 응대 및 매장 관리와 관련된 전문적인 서비스 마인드도 필요로 합니다. 최고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모든 과정의 조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가 정말 맛있는 커피가 아닐까 합니다.
제 커피의 시작은 스스로에게 행복을 찾아 주는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 자신 뿐 아니라 타인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커피를 직업 또는 생업으로 하려는 분도 많고 관심도 매우 높은 편입니다. 생업수단으로,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포화상태에 가까운 카페를 오픈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투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으로, 또는 커피를 생업으로 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그 목적에는 반드시 행복이라는 부분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도 저는 커피를 볶고, 내리고, 맛을 보고 그리고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행복과 함께하기 위한 커피를 만들었습니다.


최대봉(‘최대봉의 커피 볶는 집 시간의 향기’ 카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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