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에 만성피로 증상으로 보약을 지으러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증상을 들어보고 진맥을 해보니, 피로의 원인이 단순히 기운의 허약이 아니라,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으로 보였습니다.
환자분은 오래전부터 만성적인 알레르기비염으로 고생하시는 분이었는데, 내원 며칠 전부터는 증상이 심해져 새벽에 코막힘으로 깨어나는 날이 많아졌다고 했습니다. 치료는 보약이 아니라 비염을 치료하는 약을 처방하고 침을 병행하였는데, 며칠 후 환자분이 하시는 말씀이 코막힘이 조금 개선되면서 수면 중 깨어나는 일도 없어지고, 동시에 피로감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한 고등학생 친구가 알레르기비염으로 인한 코막힘과 함께 만성적인 두통을 치료하러 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의 경우도 코막힘을 치료하면 두통은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비염을 치료하였는데, 몇 개월 지난 후 다시 치료를 받으러 와서 하는 말이 지난번 비염 치료를 하면서 두통도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치료 사례처럼 코막힘은 단순히 코로 숨쉬기 답답하여 환자를 불쾌하게 하고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수면불량으로 인한 피로, 졸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합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수면 중 성장호르몬의 원활한 분비에도 지장을 줄 수가 있고, 머리가 맑지 않으면서 두통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증상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코막힘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알레르기성비염, 축농증, 콧속의 가운데 칸막이 뼈가 휘어져 생기는 비중격 만곡증, 콧속의 양쪽 콧살이 붓는 비후성비염 등이 있습니다.
비후성 비염이나 비중격 만곡증 등의 경우에는 알레르기성비염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축농증 또한 알레르기성비염이 있는 경우에 잘 생기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한 치료가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콧속 점막이 부어올라 코가 막히는 원인을 간, 심, 위장의 열로 인해 피가 상부쪽으로만 쏠리면서 순환되지 않아 코 점막 충혈 상태를 유발하는 열성 원인과 호흡기 계통이 차서 코점막으로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 않아 피가 점막에 정체되는 한성 원인으로 나누어 치료하고 있습니다.
이는 체내 장부의 불균형으로 발생한 비정상적인 한열이 코 점막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단순히 코점막에 국한된 염증으로 보고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원인을 살펴 치료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희해맑은한의원 강상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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