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은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상쾌한 바람 맞으며 걷는 아침 산책길도 좋고 점점 길어지는 해의 길이를 느낄 수 있는 저녁 산책길도 좋다. 산업도시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던 안양이 서울의 배드타운으로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언젠가부터 문화예술도시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역 곳곳에 공원이 조성되고 예술작품이 전시됐다. 산책길마다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안양의 아름다운 길을 만나보자.
안양천과 학의천이 만나는 곳, 쌍개울
안양천은 안양동 호계동 비산동 석수동 박달동 등을 두루 거치는 안양을 대표하는 하천이다. 안양천의 발원지는 청계산 서남쪽 계곡 해발 290미터로 알려져 있다. 안양을 가로질러 한강까지 뻗어간다. 그 중 의왕에서 안양 비산동까지 흐르는 강을 학의천이라 부른다.
학의천은 백운산의 물과 합쳐져 안양을 통과하는 하천으로 쌍개울에서 안양천과 만난다. 쌍개울은 안양천과 학의천 물길의 중심지로 양평의 두물머리처럼 두 개의 물길이 만나 도심 속 자연의 모습을 잘 나타내주는 안양의 자랑이다. 안양중앙초등학교와 덕천교 사이에 있는 쌍개울을 기점으로 뻗어 나가는 안양천과 학의천 그리고 이들 물길이 가르는 도심속에 펼쳐진 다양한 녹지들은 안양을 즐기는 대표적인 명소들이다.
지난 주말 오전, 학의천으로 가벼운 산책을 나섰다. 쌍개울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봄을 즐기고 있었다.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도 보이고 미니벨로를 타고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어린이들, 모자에 선그라스 다이어트 복장으로 빨리 걷는 주부들까지 모두 밝은 표정이다.
쌍개울에서 학의천을 따라 잘 정돈되어있는 산책로를 걸으면 학운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학운공원을 만날 수 있다. 학운공원은 학의천 산책과 더불어 체험할 수 있는 몇몇 예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인근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오픈파빌리온, 오픈스쿨 등 예술작품이 설치돼 있어 감상하고 체험하는 즐거움을 더한다. 사람들을 따라 올라가본 오픈스쿨에서 내려다 본 학의천의 봄 풍경은 더 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몇몇 아이들은 징검다리를 뛰어넘고 또 어느 집 아빠는 아들에게 물수제비를 자랑한다.
철새 잉어 등 서식 동식물 가까이 볼 수 있는 자연생태하천
4월 학의천은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어 있다. 천변에 심어놓은 개나리가 선명한 노란빛으로 날마다 더 짙게 피어나고 있다. 아름답고 황홀하다. 그 노란빛과 어울리고 싶어 다시 학의천을 걷기 시작했다. 학의천은 한쪽은 자전거길, 반대편은 아직 도로가 깔리지 않은 흙길이다. 먼지가 날릴까 싶지만 습지식물이 우거진 탓인지 걷는 걸음마다 흙의 촉촉한 감촉이 기분좋게 전해진다.
하천길을 따라 걷다보면 철새나 잉어 등 서식 동식물을 가까이 볼 수 있어 2~3시간 산책은 지루한지 모르고 걷게 된다. 학의천은 양재천이나 청계천처럼 화려하지 않다. 폭도 좁고 주변도 자연친화적으로 정비되어서 세련된 느낌이 없다. 흔한 벤치도 몇 군데밖에 없다. 그래서 걷다가 지치면 그냥 편편한 바위나 돌을 찾아서 앉는다. 사람들의 온기가 남아있는 큰 바위에 앉아 가만히 학의천의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다. 물빛이 맑다. 여름이 오면서 물빛은 점점 더 푸르러질 것이다. 그늘진 곳으로 잉어떼들이 몰려다니고 무심히 바라본 발아래 잔디 사이에는 쑥들이 지천이다. 여린 새순이 어찌나 예쁜지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다. 유유히 물위를 헤엄치던 청둥오리는 쫓아도 가지 않더니 카메라 켜는 소리에 푸르르 날아오른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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