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어떤 잠재력과 성향을 갖고 있는지, 무엇에 집중하고 무엇을 좋아하며 싫어하는지, 그리고 지금 무슨 고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부모님들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현재 교육 상황에서는 점수가 곧 잠재력이자 성향이며 명문대 진학이 바로 요즘 아이들의 꿈이라고 믿는 부모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가장 중요한 문과, 이과 선택부터 제대로 하지 못해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성향 바로 알고 문?이과 선택해야
대개 개인 성향은 선천적 유전자와 후천적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데 그중에서 선천적 요소가 70% 내외이고, 후천적 요소가 30% 내외를 차지한다. 후천적 교육환경이 선천적 유전자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선천적으로 결정된 성향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 따라서 아이의 적성과 성향을 모른 채 학과나 진로를 선택한다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내 아이의 적성과 성향을 바로 알고, 강점과 약점에 맞는 학습 지도와 체계적인 입시 전략을 짜는 것이 시행착오 없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면 잠재력이나 적성도 알 수 없어 제대로 된 맞춤 학습법이나 입시 전략도 세울 수 없다. 반면에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면 학습과 진로, 학과 선택부터 입시 전략까지 적합하게 맞출 수 있고 좋은 학교에 쉽게 진학할 수 있어 그만큼 성공적인 인생을 살 확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무엇보다 아이의 타고난 성향과 후천적 환경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기본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학과별 특성에 따른 지원 중요
아직도 국어?영어를 잘하면 문과, 수학?과학을 잘하면 이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같은 문과라도 상경계열과 인문계열의 성향은 판이하게 다르고 또한 같은 이과라도 공학도와 자연과학도의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건축학과는 자연계열이지만 미학적인 성격의 학과이기 때문에 미적 감각이 필요한 예체능계 중 미술에 잠재성향을 보이거나 관심이 있는 학생이 지원하면 좋다. 반면에 건축공학과는 건물의 공학적인 설계와 분석에 관한 학문이기 때문에 전형적인 이공계열 성향인 학생에게 적합하다.
의상학과는 디자인 감각과 더불어 의상과 관련된 수치계산에 능숙해야 하므로 수학적인 감각도 필요해 복합적인 성향을 가진 학생이 지원하는 것이 좋다. 또, 경제학과는 비록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원하지만 수학적 그래프 분석과 미, 적분이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에 수학적인 잠재력이 우수해야 한다. 생물학과는 이과이면서도 생물에 대한 애착이 필요한 학문이기 때문에 문과적인 소양을 가진 학생이 지원하면 유리하다.
과학고에 지원하려면 수학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과 역시 수학만 잘한다고 해서 선택할 것이 아니라 과학도 잘해야 한다. 대입 자연계 논술고사의 경우 수학, 과학 복합형 문제도 출제되기 때문에 수학 잠재력과 과학 잠재력이 모두 요구된다.
문과, 이과 선택은 단순히 학과 선택의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능 A형과 B형 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다음 호에는 ‘수시, 정시 어디에 집중할까?’에 대한 정보가 이어진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김진 대표
-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 (전) 美 FORUM社 한국법인 교육컨설턴트
- (현) 김진아카데미 대표
문과, 이과 판별 컨설팅 사례
case 1 - 서류형 적성검사와 반대의 결과 나와
고1 여학생이 학교에서 단체로 받은 서류형 적성검사 결과 이과형이고, 추천 직업은 정신과 의사라고 나왔다. 하지만 컨설팅을 해보니 경제학과가 잘 맞아 문과를 선택해야할 학생이었다. 이 학생은 문과 60%, 이과 40%의 성향을 가지고 있었는데 경제학과가 성향에 맞는 학생의 경우 서류형 적성검사에서 이과로 잘못 나오는 경우가 흔히 있다. 경제학과는 문과이면서도 이과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으로 적성을 발견하면 신기하게도 학생 자신의 가슴 속에 그 적성을 품고 있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 학생 역시 겉으로 드러낸 적은 없지만 속으로는 경제학에 관심도 많고 좋아했던 경우다.
case 2 - 부모가 자녀의 성향 판단하기 어려워
문과, 이과 성향이 확실히 구별되는 학생이 있는 반면에 문?이과 중간형, 문과?예체능 중간형인 학생들도 있다. 어릴 때부터 어학에 재능이 있었고 영어 성적도 우수한 중2 여학생의 어머니는 당연히 아이가 문과 성향이라고 판단해 외고 진학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컨설팅 결과 이 학생은 문과가 아니라 문?이과 중간형이었으며, 가장 잘 맞는 전공은 건축학이나 IT계열로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진학에 유리했다. 컨설팅 후 이 학생은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할 수 있었고 현재 일반고에 진학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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