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함께 떠난 봄맞이 군산 여행

지역내일 2013-04-08

봄은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은 아쉬운 듯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다. 지난겨울이 유난히 길었던 탓인지 하루라도 더 빨리 봄기운을 즐기고 싶은 마음뿐이다. 남부지방은 화사한 봄꽃소식을 알리고 있건만 서울의 벚꽃은 아직 멀었다. 마침 이번 주에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가 수련회를 간다고 해 나 역시 홀가분한 마음으로 봄기운을 만끽하고 싶어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내친 김에 오랜만에 친정엄마와 함께 근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군산으로 봄을 찾아 당일치기 추억여행을 다녀왔다.


테마 1. 군산에서 볼 수 있는 근대의 모습을 찾아서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을 군산에서 보내 군산으로의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설렜다. 생각해보면 결혼 후 친정엄마와 따로 시간을 내 여행을 해본 기억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동생과 함께 세 모녀가 한껏 들뜬 마음이었다. 우리는 자가용으로 오전 10시경 서울을 벗어나 군산에 도착하니 12시 반쯤 되었다. 군산은 1930년대 전후 우리나라 근대문화의 중심도시였다. 따라서 이번 여행은 주로 당시의 시대상과 맞물린 모습들이 남아있는 곳 위주로 찾아가 봤다. 


#군산 3·1운동 기념관


군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군산 3·1운동 기념관’을 방문했다. 1919년 기미년 3월 5일에 일어난 군산의 3·5 만세운동을 주도한 곳이다. 당시 한강이남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이 벌어졌던 (구)구암교회를 리모델링하여 지난 2008년에 개관한 곳이다. 당시의 구암마을 사진, 재판기록, 관련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이 호남 최초이고 한강이남 최초의 거사라는 사실에 군산 시민들은 긍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진포해양테마공원과 부잔교


군산은 항구도시이다. 따라서 꼭 가봐야 할 곳 또한 군산내항이다. 당일치기 여행이라 바쁜 마음에 걸음을 재촉하여 들른 곳은 진포해양테마공원.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화포를 이용해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는 장소이다. 4,080톤급의 676 위봉함이 있는 곳으로 내부는 4D 영상관과 병영생활의 실제 모습 및 군용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직접 체험이 가능한 복합테마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진포해양테마공원 옆에는 부잔교, 일명 뜬다리부두도  볼 수 있다. 뜬다리는 일제가 전라도 곡창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이용했던 다리이다. (진포해양테마공원안내 063) 445-4472)


#근대역사박물관


봄 냄새를 즐기러 왔건만 볼거리가 대부분 바닷가에 있어서인지 햇살은 따뜻했지만 바람은 꽤나 차가웠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피해 들어간 곳은 바로 진포해양테마공원 인근의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이곳의 볼거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3층의 근대 생활관이었다. ‘1930년 9월, 군산의 거리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테마로 당시의 생활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당시의 신발가게, 잡화점, 사진관, 영화관, 기차역, 그리고 뜬다리부두를 통해 쌀을 수탈해가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라 그런지 관광객들도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군산근대역사박물관 063)450-4541)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일본식 절 동국사


군산에 가면 일본식 가옥이 여기저기 남아있는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부를 축적한 일본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볼 만한 곳은 신흥동에 위치한 일본식 가옥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183호로 군산에서 포목점과 소규모 농장을 운영하던 일본인 지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빨간색 페인트로 칠해진 담장이 인상적인 곳으로 일본식 정원과 집의 규모가 당시 주인의 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동국사 대웅전은 일본사찰 건축양식으로 지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다.


 


테마 2. 추억과 맛을 찾아서


#경암동 철길


근대의 군산을 뒤로 한 채 향한 곳은 1970년대 모습을 간직한 경암동 철길이다.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출사지인 경암동 철길. 페이퍼코리아사의 기차가 이곳을 지나다니면서 물건을 운반했다고 한다. 출사지로 유명한 곳이라니 나 역시 철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기차길옆에 바싹 붙어있는 주택의 모습이 과거 흑백사진 속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듯했다. 


# 월명공원의 수시탑과 비둘기 집


군산시를 조망해 볼 수 있다는 곳이 바로 월명공원이다. 월명공원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꼭대기에 있는 수시탑에서 군산 시내를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다. 중간에 있는 비둘기집도 오래된 명물이다. 이곳 역시 아직은 차가운 바닷바람 탓인지 봄꽃은 보기 어려웠다. 겨우 찾아낸 빨간 꽃망울을 달고 있는 동백꽃이 우리를 반겼다. 월명공원 수시탑에서 군산시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공원에서 봄 햇살을 한껏 즐겼다. 내려오는 길에 절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친정엄마와 함께 오래된 사찰인 흥천사를 들러 올해 고3인 수험생 딸을 위한 기원도 잊지 않았다. 


# 맛 집: 이성당과 콩뜰


군산에는 100년 전통의 빵집으로 유명한 ‘이성당’이 있다. 중앙로에 있는 이곳은 단팥빵과 야채 빵이 유명하다. 마침 오후 3시경에 나온다는 야채 빵을 사기위해 줄을 섰다. 20여분 가량 줄을 선 후 마침내 야채 빵을 살 수 있었다. 맛을 본 감상은 겉은 담백한 쌀 빵에 속은 당근과 양배추 등 다양한 야채가 어우러져 고소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월명동에 있는 맛 집 골목을 찾아갔다. 이곳은 해장국인 콩나물해장국과 국밥집이 주를 이루는 곳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음식점이 새벽 4시에 영업을 시작해서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 이미 3시를 훌쩍 넘겼기에 국밥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찾아간 곳은 콩 요리 전문점인 ‘콩뜰’이라는 곳. 이곳에서 세 모녀는 뜨끈한 ‘두부전골’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마지막으로는 옛 무역회사 건물을 리모델링해 1층은 커피숍으로, 2층은 스터디 룸으로 개방하고 있는 ‘미즈커피’에 들렀다. 그곳에서 차를 마시면서 봄을 찾아 떠난 친정엄마와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했다.( 이성당 063)-445-2772, 콩뜰063)445-2218 )


박혜영 리포터 phye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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