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 몸을 잠시도 가만두지 못하고 수업중 왔다갔다 하며 분위기를 흐리는 남학생 때문에 애를 먹었어요. 참을성이 없는데다 친구들끼리 대화에 불쑥불쑥 끼어들어 또래들이 함께 놀기를 꺼렸죠. 아들이 심하게 산만하다고만 여기는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ADHD가 의심된다며 전문가 상담을 권유했습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험담을 들려준다.
ADHD·틱장애·난독증 조기 치료 중요
이처럼 ADHD(집중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성인이 된 뒤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방치할 경우 성인이 되어서 ADHD 증상을 보일 확률이 46%나 됩니다. 조기에 치료를 하면 70~80%가 호전되죠. 성인 환자는 남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성격이 괴팍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늘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많이 겪죠. 때문에 ADHD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키우미한의원 잠실점 김용식 원장의 설명이다.
ADHD, 틱장애가 함께 오는 경우도 많다.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빡거리거나 얼굴을 찡그리고 킁킁 소리를 내는 틱장애는 환자가 매년 5%씩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의 3~4배에 이르고 환자 2명 가운데 1명은 초등학생인 것으로 나타난다.
보통 틱 장애는 만 5~7세 사이에 많이 나타나며 눈을 깜빡이는 증상을 보이다가 점점 얼굴 전체를 찡그리는 형태로 발전한다. 이 같은 틱장애는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나타나며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이 피로할 경우 악화된다. 닌텐도, 스마트게임을 많이 해도 증상이 심해진다. 특히 틱장애가 오면 키 성장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은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체질에 따른 진단과 맞춤형 치료 중요
이런 증상들은 우선 환자의 몸 상태를 면밀히 살핀 후 틱은 경락, 체지방검사를 통해서 ADHD는 시각, 청각 집중력을 살피는 ATA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린다. 특히 ADHD의 경우 시각 집중력은 있는데 청각 분야 집중력이 없거나 반대로 청각 쪽은 정상인데 시각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환자별로 증상이 다르고 치료법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ADHD와 틱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 양방에서는 보통 어떤 증상이 심한가에 따라 치료 우선 순위를 정합니다. 그런데 일부 환자의 경우 틱장애 약을 복용하면 ADHD가 심해지고 반대로 ADHD 약을 복용하면 틱이 악화되거나 없던 틱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한방치료를 선호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김 원장이 한방치료의 장점을 설명한다.
한방에서는 국소적인 증상 뿐 아니라 환자의 몸 전체 균형을 맞춰가며 치료하는데다 장기간 약을 복용해도 부작용, 금단현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들은 불안정한 뇌파와 관련 있기 때문에 우선 예민한 신경을 안정시켜주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하죠. 머리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고 차가운 기운을 상체로 올려주는 건데 한약과 침 치료가 효과적이지요. 이와 함께 뉴로피드백 장비를 활용한 뇌파 훈련과 감각통합훈련도 병행합니다.” 김 원장이 치료법을 설명한다.
한약·침·뇌파훈련 병행 치료
임상 경력 15년의 김 원장은 환자의 체질에 따른 진맥과 약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약침은 웅담, 사향, 녹용 등에서 추출한 약재를 이용한 약침을 문제가 되는 혈에 놓아 몸의 균형을 맞춰준다.
“ADHD, 틱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는 6살 여자 아이였는데 평소에 짜증을 심하게 부렸어요. 신주혈과 그 주위 경락에 문제가 많아 침과 탕약으로 혈자리를 풀어주자 짜증도 줄고 집중력도 좋아졌죠.” 김 원장이 치료 사례를 들려준다.
증세가 심할 경우 한방치료와 함께 뇌파훈련기기인 뉴로피드백을 활용한다. 이 장비는NASA의 우주비행사들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 신경학자가 개발한 두뇌안정화시스템으로 현재 100여 개국에서 사용중이다.
뉴로피드백은 뇌 중 이상 부위의 뇌파를 조절하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집중력을 높이고 차분해지도록 도와준다. 머리에 센서를 부착하고 본인의 상태를 컴퓨터 화면으로 바로바로 확인하며 게임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뉴로피드백, 한약, 침은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으로 학습장애를 일으키는 난독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난독증을 앓던 중3 남학생은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은 늘 최하위권을 맴돌았어요. 특히 햇빛에 민감해 한낮에 운동할 때마다 어지럼증을 호소했지요. 3개월 가량 집중적으로 한방치료를 받은 뒤부터 성적이 점차 오르고 증세도 호전되고 있습니다.” 김 원장의 최근 사례를 소개한다.
ADHD, 틱장애, 난독증은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효과가 좋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자녀가 비슷한 증상을 보일 때는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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