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자고 일어나서는 더 이상 잠들지 못하거나, 잠을 자더라도 잡다한 꿈에 시달려 숙면하지 못하거나, 깨고 나면 머리가 무겁고 맑은 기분으로 일어나지 못하거나 하는 일이 없어진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술 냄새와 음식찌꺼기들이 발효해 만들어진 쉰 냄새들이 찌든 칙칙하고 불쾌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공기를 맡을 수 있다.
-입안으로부터 나는 시큼하고 텁텁하고 지저분한 냄새가 없어진다.
-어지러움, 메스꺼움, 처짐, 두통, 근육통, 위통, 장운동 이상 등 몸의 불편과 고통에 시달리지 않는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자신이 더 이상 머리칼이 엉켜 달라붙고 수염이 더부룩하며 눈동자가 풀려 마치 살아있는 시체 같이 멍한 모습이 아니다.
-치미는 구역질이 없어 칫솔질을 정갈하게 할 수 있다. 이를 닦고 입을 헹구고 나면 상쾌하게 입맛을 다실 수 있다.
-마치 어떤 신상에 경배를 드리듯 타일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좌변기를 붙들고 셀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토하는 일이 없어진다.
-음식 냄새와 먹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구역질이 올라오는 끔찍한 일이 더 이상 없다. 아침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다.
-눈을 뜨자마자 해장술을 찾거나, 행여 술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아침에 깨고 나면, 간밤에 무언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른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불길하고 불안한 일이 없다.
-사람들이 간밤에 겪은 일로 나에 대해 무어라고 말할지 더 이상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혹시 자신이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까 눈치 보느라 마음조릴 이유가 더 이상 없다.
-오늘 또 술 마실 기회를 만들려고 궁리를 짜느라 안절부절못하거나, 술자리 소식을 놓치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들여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거리지 않는다.
-설령 일을 하지 못해 돈을 벌지 못할지라도 예전처럼 완전한 빈털터리는 아니다. 어떻게 해서 생겼든 언제나 주머니 속에는 적어도 얼마간의 돈이 늘 남아 있다.
-불필요한 조바심, 초조, 안절부절, 긴박감, 긴장이 덜어진다.
-아내와 자녀들의 얼굴에서 불안과 두려움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약간일지라도 안도하고 안심하는 표정을 느낄 수 있다.
-불과 며칠 되지 않았어도 이러한 상태로 지내다 보면, 자신이 대견스럽고 대단하게 여겨져 스스로에게 좋은 마음이 든다.
-이제는 자신이 더 이상 파멸과 죽음의 길로 향해 나아가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신정호 소장(연세대 원주의과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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