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부정출혈

지역내일 2013-04-05

 


13세 여중생이 창백한 얼굴로 내원했습니다. 초경을 시작한지 1년 정도 되었는데 6개월 전부터 생리를 2~3주 이상 계속한다고 했습니다. 초음파상 특이소견은 없었지만 너무 창백하여 빈혈검사를 권유했고 검사상 빈혈이 심해서 수혈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가까운 대학병원에 들려 정밀검사를 하고 수혈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초경을 하면서 처음엔 생리불순이나 출혈이 종종 있을 수도 있으나 1년이 지나도 불규칙하거나 출혈이 있으면 산부인과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위의 증례와 같은 경우는 생리를 시작하면서 여성호르몬이 불균형해 자궁부정출혈이 생긴 경우입니다. 단순히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약간의 빈혈이나 생리불순은 있을 수 있다고만 생각하다가 수혈까지 받게 된 경우입니다.
출혈이 오래 가는 경우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경우도 있지만 혈액질환이나 간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정밀검진이 필요합니다. 정상적으로 생리를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멍이 잘 들고 생리를 오래하는 경우엔 혈소판감소증이나 다른 혈액질환이 생겼을 수도 있으며 간염을 앓고 있는 경우 간기능이상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간에서 혈액응고물질을 만들어내는 기능이 있는데 간에 이상이 있으면 이런 신호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드물게는 난소나 자궁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난소에 물혹이 생기면 출혈이나 생리불순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초음파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고 눈에 보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이고 빨리 치료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최대한 난소 및 자궁의 상태를 보존하는 치료 방침으로 접근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직 성숙되지 않은 사춘기 여성이기에 생식능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첫 생리가 나오면 당황스러울 수 있는데 이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고 건강한 여성이란 증거라고 안심시키고 첫 생리를 한 기념파티를 해주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예쁘게 자라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며 2차성징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전에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생리를 한다는 것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고 건강하게 잘 자라야 나중에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다고  일러주고 생리이상이 있을 시 엄마에게 먼저 상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성애산부인과의원 우성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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