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상품으로 떠나는 실속 여행

신이 허락한 섬, 필리핀 보홀로 떠나다

지역내일 2013-04-03 (수정 2013-04-03 오후 2:12:43)

해외여행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여행 다니기를 밥먹듯 하며 습관처럼 다닌 터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고고씽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의미는 달랐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일정도 제각각이어서 도저히 시간 맞출 엄두가 나지 않아 해외여행은 한동안 미루고 있던 터였다. 에라 모르겠다. 한 달도 더 남아있는 둘째 아이 생일을 핑계삼아 무작정 필리핀 세부여행으로 밀어 부쳤고, 그저 푹 쉬고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우리들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여행상품 선택은 맘먹기 나름
한 달 전부터 각 여행사마다 사이트를 드나들며 보다 저렴하고 실속 있는 상품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던 나. 여행지는 필리핀 세부이지만 그보다 보홀섬이 최종 목적지였기 때문에 보홀섬 투어가 들어간 상품만 찾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겨우 한 곳의 여행사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클릭했지만 상품가격이 만만치 않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필리핀 세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보홀섬에서 투어를 하는 옵션을 선택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여행사 상품을 선택할 때 패키지냐 자유여행이냐를 놓고 1차 적인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그 다음 여행상품의 종류에 맞는 호텔 컨디션이나 세부일정 등을 놓고 선택을 하는데 여행 상품의 세부 일정 등은 각 여행사마다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가격적인 면을 놓고 볼 때 고가냐 저가냐를 따진다면 그건 고객이 선택하기 나름.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의 국적기와 외국항공사 또는 저가 항공사의 가격, 호텔 수준 그리고 여행상품 속에 포함된 옵션 등의 종류에 따라 상품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보다 럭셔리하게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국적기에 특급호텔이 포함된 상품을 선택하고, 조금 불편해도 부담없는 가격으로 떠나고 싶다면 저가 상품으로 떠나면 된다. 

싼 게 비지떡? 잘만 고르면 득템!
일급호텔에 필리핀 국적의 저가항공 그리고 옵션이 하나도 없는 일정으로 짜여진 3박5일 저가상품의 가격은 39만9000원이었다. 거기다 유류할증료 12만3000원이 포함되어 여행사에 지급해야하는 금액은 1인당 52만2000원. 방학이 있는 성수기에는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상품이지만 비수기에는 절반에 이용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해 3박을 하고 마지막날 밤 비행기로 출발 다음날 새벽에 귀국하는 3박5일 일정의 이 상품은 일정 상으로 본다면 꽤 실속있었다. 왕복 모두 밤에 출발해 새벽에 도착하는 상품도 많지만 사실 아이들이 어리다면 이런 상품은 비추다. 좁은 기내에서 4시간 이상을 밤 잠 설치며 견뎌 내려면 체력은 물론이지만 아이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세부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우리는 탑승게이트에 도착해 비행기에 몸을 싣기까지도 실감을 못했다. 저가항공의 간단한 기내식을 접했을 때 드디어 떠나는 구나 생각했고, 세부 막탄공항에 도착해 우리 일행을 마중 나온 여행사 직원의 안내에 따라 호텔에 도착했을 때  아, 하는 탄성을 질렀다. 일급호텔이지만 생각보다 훌륭한 시설에 흡족해하며 호텔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우리는 예상보다 많은 한국사람들의 숫자에 역시 세부는 한국인이 즐기기에 만만한 곳이구나 싶었다. 물론 한국인이 정말 많다는 것에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짧은 비행시간과 이미 수없이 검증된 세부의 아름다운 해변과 시설 좋은 호텔은 그것을 눈감아주기에 충분했다. 



세부, 너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줘
세부는 푸켓, 괌, 발리 등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이 휴양의 목적으로 선택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세계적인 잡지 콘데 내스트 트래블러는 세부를 아시아 태평양지역 최고의 여행지 중 한 곳으로 선정할 만큼 아름답다고 했다.
타갈로그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필리핀은 약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세부는 이 가운데 사람이 살고있는 큰 섬 가운데 하나이다. 남국의 여왕 도시로 불리기도 하는 세부는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이지만 이곳만의 느긋하고 활동적인 생활방식에 매료된 많은 사업체들이 진출하고 있는 진보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필리핀 군도 남부의 상업, 무역, 교육, 문화, 역사, 산업의 중심지로 우리가 묵었던 막탄의 시골정취 물씬 풍기는 분위기와는 또 다른 도시적인 면모를 지닌 곳이 바로 세부 본섬이다. 세부에서는 산토니뇨 교회, 산페드로 요새, 마젤란의 십자가 등을 둘러보는 것이 유일한 관광이다. 16세기에 지어진 필리핀 기독교의 산실 산토니뇨 교회는 1565년 지어졌으며 세부의 수호신인 아기 예수가 발견된 위치에 건축되었다. 또 교회 입구에 있는 마젤란의 십자가와 산페드로 요새는 약탈을 일삼는 해적과 침략자들을 격퇴하기 위해 지어져 미국의 필리핀 점령 기간 동안, 미군의 병영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보홀섬, 떠올리기만 해도 휴식같은...
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인 보홀은 세부 본섬에서 페리를 타고 2시간 정도 가면 닿는 곳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지 않아 한국인을 찾아볼 수 없고, 거의 대다수 유럽과 일본 관광객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천혜의 지형적 요건 때문에 연중 여행하기에 좋은 보홀은 말 그대로 떠올리기만 해도 휴식같은 곳이다. 관광지에 가면 대다수 바가지요금과 얄팍한 상혼이 기승을 부리기 마련인데 이곳 보홀에서는 그런 여행지 특유의 피곤함이 묻어나지 않는다. 벙커를 타고 로복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열대림이 울창한 곳과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마을도 구경할 수 있다. 또 보홀섬 중앙에 솟아 있는 초콜릿힐은 1268 개 오름들로 이뤄져 있으며 멀리서 바라보면 키세스 초콜렛 같다고 해 이름 붙여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환상 그 자체다. 또 이 섬에서만 볼 수 있는 타르시어 원숭이는 13cm의 몸길이에 눈이 몸의 3분의 1을 차지해 안경원숭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저곳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고, 3박5일의 일정은 보홀섬 투어를 마지막으로 아쉽게 끝이 났다. 역시 세부와 보홀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카메라 셔터만 눌러대면 그림이 되는 곳이었다. 또 필리피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보는 것 또한 무척 이국적이어서 또 가보고 싶은 곳으로, 휴식같은 곳으로 기억된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TIP 세부에서 이것만은 꼭!
세부에 갈 때는 면세품 관리에 조심해야 한다. 막탄 공항 입국심사 시 인천공항에서 구입한 면세품에 대해 따라 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면세품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는 세부는 입국하면서 손에 면세품 쇼핑백을 들고 있는 한국인을 표적으로 짐 수색을 하기도 한다. 구입한 면세품은 기내에서 포장을 뜯고 반드시 핸드백이나 캐리어에 넣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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