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아버지가 책을 읽어 주신 것도 아닙니다. 아버지는 늘 책 쓰고 번역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으셨지요. 대신 애 여섯 명이 바글거리는 방 한구석에 앉아 늘 책을 읽으셨습니다. 저는 책 읽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고, 또 그 모습이 제게는 가장 따뜻한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학은 존경하는, 또는 알고 싶은 사람과의 대화입니다. 이 강의를 듣는 분 중 제 책을 읽으신 분이 있다면 그분은 이미 저와 대화를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영희 교수가 남긴 문학과 인생 이야기
이 책은 고 장영희 교수가 생전에 젊은이들에게 문학과 삶, 사랑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비록 강의록이지만 그녀만의 따뜻한 말투로 문학의 중요성과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책 속에서 저자의 열정적인 삶을 다시 한 번 엿볼 수 있다.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이 된 그녀를 일반학교에 보내려고 노력한 아버지 고 장왕록 박사,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업어서 등교 시킨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평소 제자를 사랑했던 그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책을 가까이 하라고 조언한다. “어제 힐리스 밀러라는 유명한 비평가가 쓴 책을 읽다가 너무나 좋은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책은 내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꿈이다(A book is a pocket or portable dreamweaver).’ 만약 자신이 일생의 목표를 세웠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첫 번째는 가벼운 책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독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을 써온 그 역시 문학에서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고 더욱 풍요롭게 살 수 있는가를 저는 문학을 통해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