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선생님> 대곡초등학교 김용란 교사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해집니다”

지역내일 2013-04-01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더불어 사는 지혜를 알려주고 싶었다. 가르치기보다는 학생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과정 속에서 한 뼘 성숙해지리라 굳게 믿었던 김용란 교사. 행복한 선생님과 행복한 학생의 관계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움트기 시작했다.  


다양한 경험, 교사라는 천직 깨닫게 해줘
노래, 그림, 발레, 수영, 스케이트, 기계체조까지 다재다능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김용란 교사. 재능이 많았던 만큼 젊은 날에도 꿈을 찾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교사의 길을 꿈꾸며 교육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교사를 하다가 사표를 내고 계속해서 다른 도전을 했습니다. 어떤 길이 내 길인지 스스로 답을 찾고 싶었거든요. 아나운서감이라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방송국 아나운서로 잠시 재직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항공사에서도 일했고, 클래식 카페 DJ로도 활동했죠.
그때의 다양한 경험들이 제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저는 산업체전문학교에서 상담교사를 했습니다. 그곳의 학생들은 일, 공부, 가장이라는 1인 3역을 하며 저마다 너무나 힘든 삶을 살고 있었죠. 하루하루 절망에 빠져 있는 학생들을 상담하며 이 아이들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와 힘을 주는 일에 큰 보람을 느꼈지만, 회사가 외국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아쉽게 접었습니다. 그 이후 어렸을 적 꿈이었던 교사가 저의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임용고시에 도전하게 되었죠.”


산골학교로 첫 부임, 교육 열정 샘솟아 
김용란 교사가 처음으로 발령받은 곳은 바다와 산이 함께 있는 작은 산골학교였다.
“서울 집에서 먼 곳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지만 도착하자마자 한 눈에 반해버렸죠. 전교생이 60여 명인 작고 예쁜 학교였습니다. 그곳에서 2년 동안 천혜의 자연환경을 교과서 삼아 직접 운전을 해 산으로 들로 바다로 나가 현장수업을 했고, 학생들의 꿈과 잠재력을 끌어내고 일깨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신이 났어요. 그때의 기록을 사진으로 찍어 글과 함께 남겨두었죠.”
김용란 교사에게 교육 앨범은 ‘초심’이자 ‘열정’의 결실이었다. 당시 그는 서울의 한 과학연구소로 직접 편지를 써 학생들에게 과학실험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지역의 물놀이 테마파크조차 가본 적이 없었던 학생들을 위해 관계자에게 직접 편지를 써 전교생이 초빙을 받아 특별한 추억도 만들었다.
그의 교육 열정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담임을 맡은 대곡초등학교 4학년 7반 교실. 매일 늦게까지 교실에 남아 다음 수업을 준비하는 이유도 초심과 열정의 연장선인 셈이다.
“성공한 인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왜 자살을 선택할까요? 과연 그것이 인생의 성공일까요? 행복하지 않아서입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워야 합니다. 행복한 아이란 기초와 기본이 튼튼한 아이, 즉 오력(五力)을 기를 수 있도록 교사와 부모가 도와주어야 해요.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기초보다는 학원으로만 돌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오력을 키우는 일, 행복 교육의 시작
김용란 교사가 말하는 오력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영역이다. 예의, 배려, 효도, 협력, 인내, 자립, 성실 등 사람 됨됨이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 학생들에게 ‘사람이 사람이면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다’라는 말이 매일 각인되도록 인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둘째는 지력이다. 학습은 기본이요, 독서와 자기주도적 습관을 들이고 스스로 리더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과 자긍심, 자존감을 높여주어야 한다는 것.
리더는 누구를 밟고 일어서는 것(죽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함께 일어서는 것(살리는 것)임을 강조해온 덕분에, 지금껏 그의 반에는 왕따가 없었다. 또 매년 초 새 학년이 되면 교실에 두 개의 양파를 놓고 한 개는 기분 좋은 말을, 다른 한 개는 기분 나쁜 말을 하게 해서 학생들에게 직접 키우도록 했다. 나쁜 말을 들은 양파는 냄새나며 썩는 것을 체험하게 해, 결국 나쁜 말은 죽이는 말임을 알도록 하고 있다. 훌륭한 위인전을 읽도록 하는 이유도 인물들의 삶에서 배워야 할 점을 찾아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셋째는 인력이다.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모든 만남을 축복으로 바꾸는 것도 리더들의 몫임을 강조한다. 수업시간에 협동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넷째는 체력이요, 다섯째는 경제력이다. 건강해야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며, 자신의 물건을 소중히 하고 스스로 절제할 수 있는 경제관념을 키우는 것은 절약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도와주는 기부문화를 일깨우기 위함이다.
“작년에 우리 반 학생 모두가 여러 날에 걸쳐 CD로 거대한 무지개 물고기와 색종이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교실을 꾸몄습니다. 협동작품이 완성되자 다들 뿌듯해 하더군요. 무지개 물고기처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으며 함께 나누고 도울 때 아름다움이 탄생한다는 것을 학교에서 배운다면, 학생들은 분명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마지막 말에서 행복한 곁가지를 발견했다. 행복이 또 다른 행복을 낳는다는 김용란표 행복론. 그 마음이 부디 많은 학생들에게 전해지길 간절히 바라본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