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향하는 엄마들 … 경덕초 ‘책사랑 어머니회’

매주 금요일은 엄마 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날!

1∼2학년 대상 슬라이드로 동화책 읽어주기 … 음향 등 자발적인 준비와 참여로 이뤄져

지역내일 2013-03-31 (수정 2013-03-31 오후 2:12:41)

경덕초등학교 ‘책사랑 어머니회’ 회원들이 아이들에게 슬라이드를 이용해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 경덕초등학교 도서실엔 1∼2학년 아이들로 북적인다. “오늘은 무슨 책을 읽어주실까?” 아이들은 서로 재잘대며 ‘엄마 선생님’이 책 읽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경덕초등학교에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의 모임이 있다. 일명 ‘책사랑 어머니회’다. 매년 학부모 총회 때 신규 회원을 모집, 회원이 된 학부모는 모임을 갖고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 프로그램 1년 활동계획을 세운다. 50여명의 회원들은 함께 모여 4인 1조로 조를 짠 후 책 읽어주는 순서와 도서목록을 선정한다. 도서는 주로 1~2학년 권장도서다. 단순히 도서관의 사서 보조 역할만을 하는 ‘도서도우미’에서 벗어나 경덕초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슬라이드를 이용해 실감나는 목소리로 동화책 3권을 내리 읽으면 어수선했던 도서실이 어느새 조용해진다. 30~40여명에 이르는 아이들은 1시간동안 꼼짝 않고 동화책 속으로 빠져든다. 또한 도서관에서는 한 달에 한번 넷째 주 금요일마다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김숙현 사서는 “책 읽어주기 활동은 경덕초등학교에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이지만 2~3년 전부터는 슬라이드를 이용해 정말 구연동화를 하는 것처럼 읽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며 “이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책사랑 어머니회 김부경 씨는 “책을 읽어주는 날에는 미리 한 시간 전에 와서 음향 등 책 읽어줄 준비를 하고 회원들끼리 읽는 연습을 한다”며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박계현 씨는 “경덕초를 졸업한 중학생 딸도 종종 동화책 읽는 시간이 좋았다고 말한다”며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덕초 박헌주 교감은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준비를 해서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주니 고맙다”며 “어느새 학부모들이 교육의 주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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