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시골 김경래의 전원스타일

동호인주택, 생각은 좋은데 현실은?

지역내일 2013-03-28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한 곳에 모여 산다는 것은 정말 환상적인 일이다. 그래서 전원주택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동호인주택에 관심이 많다. 동호인주택은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사는 것 이외에도 장점이 많다.
첫째, 부지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넓은 땅은 여러 명이 함께 구입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또 평수가 넓은 땅은 평당 가격 규모가 작은 땅보다 싸다.
둘째, 여러 채를 한꺼번에 짓기 때문에 시공업체와 계약할 때 한 채를 시공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공사비로 계약할 수 있다.
셋째, 인허가 등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절차를 여럿이 나누어 할 수 있기 때문에 경비절감은 물론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넷째, 혼자 이주하면 지역주민과 융화하지 못해 외톨이가 될 수 있는데 동호인일 경우에는 이웃이 있어 좋다.
이렇듯 이상적이고 장점이 많은 동호인주택도 실제로는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시작은 하지만 추진과정에서 동호인들끼리 뜻이 안 맞아 깨지는 경우가 많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하는 큰 일이다. 신경 쓸 일도 많고 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동호인들끼리의 이해관계가 되기 쉽다. 예를 들어 필지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땅을 배정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원하지 않는 땅, 못 생긴 땅을 배정받으면 불만이 생겨 동호인에서 탈퇴한다. 추진하는 대표에 대한 오해, 동호인들끼리 오해가 생겨 서로 의심하게 되고 결국 깨지는 경우도 있다.
같이 살면 무조건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살다가 불편해 지는 경우도 많다. 남편의 직장이나 친구들 위주로 동호인이 만들어졌다면 부인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남자 친구들끼리는 모여 살면 그들은 좋겠지만 부인들은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직장의 상사가 동호인단지에서 이웃이 아닌 상사가 될 수도 있고, 부인들끼리는 경제적으로 혹은 신분적으로 비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살다가 떠나는 사람들도 생긴다. 형제자매 끼리, 친척들과 이웃해서 살다가도 좋지 않게 헤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렇듯 어울려 산다는 것, 동호인주택은 그림으로만 놓고 보면 좋지만 현실에서는 극복해야 할 것들이 많다.


김경래 리포터 oksigol@oksig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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