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는 카페는 이제 일상이 됐다. 오전에 아기 엄마들이 모여 수다 떠는 곳도 집근처 카페이고, 오후에 초등학생 엄마들이 학교 정보를 나누며 모임을 갖는 곳도 카페이다. 그런데, 최근엔 카페가 단순히 커피 마시고 수다 떠는 곳만으로 이용되지 않는다. 한식, 양식 등의 요리를 배우거나, 전문매장에나 가야 할 골프 용품을 편하게 쇼핑할 수도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 우리 지역 이색 카페들을 찾아가 봤다.
카페에서 요리를 배운다 _ 의왕 내손동 ‘정찬’ 카페
의왕 내손동 포일 자이아파트 단지 안에 위치한 ‘정찬’ 카페. 겉에서 보기엔 작고 아담한 전형적인 카페다. 그러나 이곳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오전에 요리학교로 변신한다. 이 카페 주인인 김현정 사장은 2년 전 커피와 김밥, 샌드위치 등을 파는 전형적인 카페로 ‘정찬’의 문을 열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부터 요리수업을 시작했다. 유명제약회사와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10년 넘게 영양사로 일한 김 사장은 “요리를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마음 맞는 이웃과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자 요리수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6~7명의 사람들을 한반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요리를 배우려는 주부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두 세 달 만에 수강생이 30~40명으로 늘어 현재는 네 개의 반이 운영되고 있다.
요리수업은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의 분야에서 매회 두 가지 요리를 돌아가며 배우고, 회당 3만원의 회비를 받는다. 가르치는 메뉴도 오늘 저녁 반찬으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것들 위주다.
김 사장은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주부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수업시간에 질문도 많이 하고 배우고 싶은 메뉴가 있으면 가르쳐 달라 제안도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10시 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요리수업을 진행하고, 수업 후에는 만든 음식을 그날의 점심으로 나눠 먹는다.
그렇다면 이 집 커피는 어떨까? 정찬 카페의 커피는 유명 바리스타이자 홍대 커피 랩(Lab)의 대표인 방종구씨가 로스팅 한 원두를 사용해 만든다.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머핀이나 쿠키, 김밥, 샌드위치 등도 모두 김 사장이 만들거나 아는 지인들이 직접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김 사장은 요리수업 외에도 학교 선생님 도시락 준비나 생일파티 음식, 집들이 음식, 기업체 모임이나 파티용 음식을 만들어 주는 케이터링(catering) 사업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사장은 “꽃꽂이 수업이나 요리에 사용되는 그릇 판매, 그리고 수업에 참석하는 사람과 재능을 나눠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나눔의 공간으로 카페를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찬 카페 | 070-4175-7776
골프매장을 카페 안으로 옮겼다 _ 안양 관양동 ‘아비시니카’ 카페
안양 관양동 초원 한양아파트 후문 근처에 위치한 ‘아비시니카’ 카페.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두 생산지이자 최고 품질의 원두를 생산하는 에디오피아 산 원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아비시니카라는 이름도 에디오피아의 신화에 나오는 동물의 이름이라고.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2000원, 라떼류는 종류에 상관없이 2500원 정도이고, 녹차나 생과일주스 등도 마실 수 있다. 커피와 함께 즐기는 사이드 메뉴로 수제 유기농 브라우니, 조각 케이크, 쿠키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저렴한 세트메뉴도 있다.
이 곳은 커피와 함께 카페 한편에 마련된 작은 골프 매장이 눈길을 끈다. ‘카페에 웬 골프 매장?’ 하는 의아심에 이유를 묻자, 김정한 사장은 “40여 년 전부터 골프와 관련된 사업을 해오고 있다”며 “커피를 좋아하고 관심이 많아 아내와 함께 카페를 시작하면서 이 곳을 골프사업과 접목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에 카페 한편에 골프 매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사장은 오랜 기간 골프채 수출 등 골프 용품 관련 사업을 했으며, 현재는 카페 건물 5층에 골프 공장을 세우고 골프 카트백(Cart Bag)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사업가이다. 킹 타이거라는 자체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으며 카트백 수출과 관련 특허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 또한 옷을 맞추듯 골프 용품을 개인별 신체조건에 맞도록 맞춰주는 피팅룸도 운영하고 있다고.
카페는 주로 김 사장의 아내가 관리하고 있으며, 카페 내 미니 매장에는 골프공, 장갑, 카트백, 가방, 모자, 양말, 우산 등 다양한 용품들과 클럽 등이 전시돼 있다. 커피를 마시며 둘러볼 수도 있고, 골프 용품 선택에 대한 간단한 조언도 받고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용품의 가격도 백화점보다 저렴하다고.
이곳은 번화가가 아닌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어, 조용한 곳에서 모임을 원하는 사람들이 종종 찾는다고. 김 사장은 “정기 모임이나 단체 모임을 원하면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고, 커피 가격도 할인해 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사장은 “카페 내 미니 매장을 골프 피팅룸과 연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비시니카 카페 | 031-424-4441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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