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유방암 힐링스토리’

지역내일 2013-03-22 (수정 2013-03-22 오후 5:08:36)

서평 ‘유방암 힐링스토리’


별다른 생각 없이 받은 건강검진에서 ‘암’이라는 판정이 내려진다면 심정이 어떨까.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하필이면 ‘왜 나야’라는 억울함, 분함, 두려움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들 것이다. 아니 암 진단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일 게다.
특히 여성의 경우 유방암과 자궁암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더욱 두렵다. 다행이라면 조기 검진을 하는 여성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과 건강보험공단의 검진 혜택이다. 암의 예방과 대처 방법은 ‘암’에 대한 ‘앎’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직 유방암 전문의인 마더즈외과병원 김상원 원장이 펴낸 ‘유방암 힐링 스토리’는 유방암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암이라는 글자에서 본 암의 특징


김 원장은 암이라는 한자에서 암의 특징을 읽어낸다. 암(癌)이라는 한자에는 바위 암자가 들어있다. 이는 고대 중국인들의 생각에 암이 바윗돌과 같이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생각을 굽힐줄 모르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사람, 즉 ‘고집’이 암을 부른다는 것이다.
또한 암(癌)은 입구(口)가 세 개로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이라고 진단한다. 암의 원인 중 하나는 무절제한 식습관이다. 그런 입구가 세 개나 있으니 ‘욕심’이 화근이 된다.
영어의 cancer라는 단어는 히포크라테스가 악성 종양을 ‘카르키노스(karkinos)’로 기록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카르키노스는 ‘게(crab)’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암종양의 색깔이나 퍼져나가는 모양이 게처럼 삐죽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무질서’한 모양이 암이라는 것이다. 조화와 균형을 잃게 되는 것이 암이기 때문에 욕심을 내려놓아야 암을 이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방암의 원인과 치료 방법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의 가장 큰 발병 요인으로는 식생활의 서구화를 꼽는다. 또한 빨라진 초경과 늦어진 폐경 등으로 여성호르몬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기간이 길어진 점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비만과 스트레스도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 조직의 양이 많은 치밀 유방의 빈도가 높은데, 이러한 경우 유방암 검사의 1차 진단법인 유방 촬영술과 함께 유방 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유방암은 조기발견의 경우 90% 정도의 완치율을 보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유방암 치료는 고대 이집트나 로마시대 문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오래 됐다. 1960년 대 이전에는 대부분 광범위하게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했다. 1971년 유방암 수술방법을 축소한 국소치료의 변형으로는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된 이후 보존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인 수술, 항암, 호르몬치료, 방사선치료, 표적치료, 재활치료, 재발암치료 등에 관한 사진과 그림을 첨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유방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김 원장이 주목하는 부분은 수술 후 재활이다. 투병 중일 때는 수술 후 생명을 건진 것에 감사하지만 막상 잃어버린 가슴은 환자에게 큰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방재건수술이 환우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비싼 비용은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


통합의학과 환우들의 이야기


책에서 특이한 점은 저자가 현대의학전문의이면서 대체의학에도 신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겸손함과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유연성을 읽을 수 있다.
힘든 수술과 항암을 이겨내고 제2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환우들의 이야기는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김 원장 또한 자신을 믿고 맡겨준 환우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유방암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함께 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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