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봄 햇살은 부는 바람과 상관없이 너무 따뜻해 보인다. 문득 겨우내 썰렁하게 내버려둔 베란다에 울긋불긋 예쁜 화초를 놓아 집안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꾸고 싶어진다. 마음만은 이미 완연한 봄인 것. 이럴 때 이동 ‘꽃마을단지’에 가서 봄꽃을 맘껏 구경하고, 집안에 봄 향기를 옮겨 보면 어떨까. 주말에는 가족들과 ‘원평허브농원’이나, 인근 식물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좋다. 그곳에는 봄이 한창이다.
봄 분위기 물씬 풍기는 봄꽃들
안산의 화원 밀집 지역은 상록구 이동 ‘꽃마을 단지’와 신길동 이마트 트레이더스 건너편 화원 거리다. 이날은 이동의 ‘꽃마을단지’를 찾았다.
길게 늘어선 화원마다 연산홍, 수선화, 철쭉 등 봄을 알리는 꽃들이 색색으로 흐드러지게 진열돼 있다. 사이사이 걸린 관엽식물들이 초록을 더해, 그야말로 눈이 즐겁다.
베란다에 놓였던 시들고 얼어붙은 화초들을 정리하며 집안 가득 봄 분위기를 내기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사동에 이모 씨. 그는 “나와서 보니 여기는 완전 봄이네요. 집안에 화초 몇 개만 가져다 놔도 분위기가 완전 다르잖아요. 봄이니까 철쭉을 사볼까 해요”라며 즐거워한다.
봄에 키울 화초로는 연산홍과 철쭉이 단연 인기다. 언뜻 보면 철쭉과 비슷하게 생긴 분홍색의 방울기리시마도 인기 화초. 시네나리아 역시 겨울부터 꽃이 피어 5월까지도 꽃을 볼 수 있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화초이다. 이 화초류의 대부분은 물을 일주일에 2회 정도 충분히 줘야 한다. 반면 제라늄같이 물을 자주 주지 않는 화초도 있다.
반월화원 박영희 사장에게 요즘 잘나가는 화초들에 대해 물었다. 박 사장은 “3월이다 보니 철쭉이나 수선화 등 화려한 화초류를 많이 찾는다. 가격도 저렴하니까 봄에 꽃만 보기 위해 사가는 사람들도 있다”며 “화분을 사러오는 사람들 중 짙은 꽃향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프리지어를, 화초를 많이 키워보지 않은 초보자들에게는 키우기 쉬운 꽃기린을 권하고 있다”고 했다.
화초를 사기 전에 미리 집의 일조량과 습도를 따져 놓을 자리를 정한 후 화분을 사러가는 것이 좋다. 화초들의 가격대는 5000원부터 만 원대가 많다.
싱그러움과 편안함을 주는 관엽식물과 허브
화초류같이 꽃이 지고 난 후의 모양이 싫은 사람들은 넓고 생생한 잎을 감상하는 관엽식물을 찾는다. 관엽식물은 음이온 방출량이 많고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된다하여 1년 내내 사랑받는 식물이다. 거실과 베란다 등에 관엽식물로 집안 가득 생동감을 실어 주자. 화려한 화초들 옆에 초록이 무성한 식물을 조화롭게 놓는다면 인테리어 효과 면에서 탁월한 선택.
거실에서 기르기 좋은 관엽 식물로는 그리 크지 않은 테이블야자나 싱고늄, 관음죽이 적당하다. 반면 베란다나 현관입구에는 크기가 조금 있는 아이비나 뱅갈고무나무, 행복나무 등을 놓아 고급스러움을 줄 수도 있다.
큰 화분의 가격대는 3만원부터 5만원대로 가격이 조금 높다. 화분을 놓을 공간이 그리 크지 않다면 허브류나 다육 종류를 권한다. 허브는 그 향에 따라 효능이 다르므로 본인들의 취향에 맞게 놓을 수 있다. 현관 입구에는 페파민트나 라벤더를 놓아 입구에서부터 피로 회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보자. 그리고 안방에는 카모마일이나 스피아민트를, 아이들 방에는 집중력에 좋은 바질이나 유칼립투스를 두어 자연 허브향을 집안 곳곳에 채워보는 것도 재미다. 허브화분 옆에 다육식물을 키우는 것도 어울린다. 이번 봄에는 아이들에게 직접 맡아 기를 다육식물을 하나씩 선물하는 것도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이 된다. 작은 다육 식물 중 파키라와 염좌는 기르기가 수월한 다육식물. 해가 잘 드는 곳에 두고 3주에 한번 물을 주어야 한다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허브와 다육식물의 값은 1000~2000원으로 저렴하다.
‘원평허브농원’에서 즐기는 봄나들이
가족들이 허브를 공짜로 얻으러 가보는 것도 재미중의 재미. 허브화분도 무료, 농원의 입장도 무료인 화성시 ‘원평허브농원’으로 모처럼 나들이를 떠나보자.
1987년부터 시작된 이 농원은 재배면적 약 4000평 규모로 각종 허브와 꽃들을 볼 수 있다. 허브 구입에서 분재, 허브비누 만들기 체험활동까지 다양한 볼거리와 자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농원 입구의 긴 나무판위에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자’라는 글귀가 눈에 들온다.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면 이곳의 긴 역사만큼 의자에서부터 작은 소품 하나까지 주인의 정성과 손길이 느껴진다. 전시장에서 야외 정원으로 나가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다.
이곳을 만든 이종노 교수는 농원을 소개할 때 ‘우리 모두를 위해 지은 곳’이라고 말한다. 농원 방문객의 대부분이 5년에서 6년 이상을 다닌 단골 방문객들. 누구든 무료로 농원을 볼 수 있다는 자체가 편안함을 준다. 직접 만든 허브차도 판매되고 있다. 허브차의 가격은 4000원. 허브차를 마시면 입구에 진열돼 있는 허브 화분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가져 갈 수 있다. 휴일 한 나절, 가족들이 즐겁게 쉬며 허브 향을 온몸에 담아 올 수 있는 곳이다.
한윤희 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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