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선생님 - 대모초등학교 권보영 교사

“아이들이 늘 기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역내일 2013-02-18

봄 방학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을 모아 자랑하는 ‘우리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대모초등학교(강남구 일원동) 3학년 2반 교실을 찾았다. 급훈은 ‘관용’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인 ‘똘레랑스’, 급훈부터 풍기는 포스가 예사롭지 않다. 교실 칠판 상단에는 다툼 없이 서로 평화롭게 지낸 날을 카운트하는 ‘평화의 삼이반(3학년 2반)’이란 기록이 보인다.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 교실에서 담임인 권보영 교사(41)를 만나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행복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칭찬과 공평한 지도로 활기찬 교실 만들어
권 교사는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매년 3월이면 담임을 맡은 반 아이들의 특징이나 성향 등을 분석해 그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2011년 대모초등학교로 부임해 담임을 맡았던 5학년 3반은 자기중심적인 경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아서 배려와 관련된 활동에 중점을 두었다. 또, 지난해 3학년 2반 아이들은 워낙 개성이 강해 우선 그런 점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면서 함께 잘 어울릴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했다. 결국 18년 교사 경력에서 나온 정확한 판단과 맞춤 교육계획이 효과를 발휘해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었다.
아이들이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칭찬해주는 것도 권 교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누구나 노력해서 이전보다 발전하면 교사는 물론 아이들끼리도 서로 칭찬을 해주도록 한다. 특히 여학생들에 비해 칭찬받을 기회가 적은 남학생들은 나름대로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줌으로써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까지 보고 있다.”
편애하지 않고 모든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하려는 노력도 인정받고 있다. 학급의 일을 시킬 때에도 뽑기를 하거나 순서를 정해 차례대로 역할을 맡게 한다. 그러다보니 한 학기나 학년이 끝날 무렵에 무기명으로 담임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질 때 ‘항상 공평하기 위해서 애쓰시는 선생님’이라는 평이 많이 나온다.


초등학생 시기에 필요한 성품교육 강조
초등학생들인 만큼 기본적인 성품교육 역시 강조한다.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남을 배려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인내하고, 집중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한 고학년 아이들은 권 교사의 이런 교육 의도를 이해하고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아직 어린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이해도를 높이려고 손가락인형을 활용해 사례별로 재미있게 설명하기도 한다.
실제로 3년 전 담임을 맡았던 5학년 반에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증세로 치료약을 복용하는 남학생이 있었다. 부모와의 상담으로 자세한 상황을 알게 된 권 교사는 반 아이들에게 배려가 필요한 친구가 있다고 말한 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아이들 스스로 그 친구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도와주고 같이 놀아줘 2학기 무렵에는 약을 줄여도 될 만큼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친구가 생겼어요”라며 자랑하는 그 아이의 모습에서 ‘함께하면 된다’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권 교사의 교육은 한 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자 되기’ 신청을 받아 아이들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하는 식으로 계속된다. 그렇게 신청을 받은 제자들이 수백 명이고 200여명의 아이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지난 해 스승의 날에는 이전에 근무했던 학교의 제자들이 지하철을 몇 번씩 갈아타고 찾아와 반가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하며 큰 보람 느껴
권 교사는 오목대회, 요리대회, 연극 등 각 학년에 맞는 다양한 학급행사를 병행해 수업의 효과를 높인다. 또한 모든 주간 학습계획을 학부모들에게 미리 알려줌으로써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가 돼 소통할 수 있게끔 한다.
체육부장을 맡기도 했을 만큼 체육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해 교내 합창부 지도도 담당하고 있어 권 교사의 수업은 늘 활기가 넘친다. 매주 금요일 오후 하교시간이면 남학생들과는 악수를 하고 여학생들은 꼭 안아주면서 한 주를 마무리한다. 선생님의 열정이 이 정도이니 학급의 분위기는 물론 학습효과까지 높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을 칭찬하느라 표정까지 밝아졌다는 권 교사의 모토는 바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오는 명대사인 ‘카르페 디엠(현재를 즐겨라)’이다. 그는 “교사는 항상 긍정적이어야 한다. 아무리 힘든 반을 맡아도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최선을 다하면 결국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믿는다.
권 교사는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공부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요즘 아이들을 볼 때마다 교사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올해 새 학년부터 성품교육을 계속하면서 많은 칭찬으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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