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 콘서트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여기!

지역내일 2013-02-18

2007년 초연 이래 뮤지컬과 콘서트의 이색 조합으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콘서트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 제목 그대로 ‘의외의 행복감’을 만날 수 있는 공연이다. 수많은 신인배우들을 발굴해냈고 소극장 뮤지컬로는 드물게 미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등 해외투어 공연을 했으며 올해도 LA공연이 예정돼 순수 창작뮤지컬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작품. 지난 2월 5일 안국역 인근 북촌아트홀에서 시즌2 막이 오른 뒤, 공연은 물론 현재 5집까지 발매된 OST 앨범도 인기몰이 중이다.    


6인6색 캐릭터를 보는 재미
이 작품은 캐릭터의 힘이 크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여섯 명의 남녀가 한 카페에서 만나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뭐든 참견해야 직성이 풀리는 수다남 고만해(김재근), 알고 보면 순정남인 사연 많은 탈옥수 배철수(원혁), 사사건건 잘난 척하는 수상한 여자 김봉자(윤지선), 무대공포증에 걸린 극소심한 신인가수 김우연(고훈정), 걱정거리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는 해맑은 여자 주사랑(조지영), 그리고 이들을 하나로 화합하게 만드는 카페 주인 고선영(이선영)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1인多역을 맡았던 김재근의 캐릭터는 극의 재미와 더불어 신선함을 더한다. 고만해 역할 이외에 라디오 DJ, 지나가는 할머니,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 콘서트 사회자 등은 ‘무대 위에서 정말 잘 노는’ 배우로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잘생긴 리틀 유재석’이란 별명처럼 친근한 이미지가 그의 최고 매력 포인트. 탈옥수 역을 맡은 원혁은 애절한 감성이 돋보이는 가창력과 더불어 배우 류승수를 쏙 빼닮은 우수에 찬 눈빛으로 여성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특히 가수 임재범처럼 무릎을 꿇고 극한 감정을 뿜어내며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또 하나의 감동을 선사한다. 
극소심한 남자로 열연한 고훈정도 재미와 반전 매력을 뽐낸다. 초반에는 무대 울렁증으로 인해 작고 힘없는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으나, 공연 후반부에는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하며 시원한 가창력과 남다른 끼를 발산한다.
카페 주인으로 열연한 이선영은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베테랑답게 내공 있는 내면연기를 선보인다. 좌충우돌 캐릭터를 조화롭게 이끄는 포용력이 돋보이며 부드러우면서도 풍부한 성량의 목소리가 관객의 귀를 말랑말랑하게 자극한다. 
이번 공연이 데뷔작인 윤지선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으며, 귀여운 이미지의 조지영은 해맑은 여자 주사랑의 배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의 힘
순수 창작뮤지컬이지만 이야기의 얼개가 제법 탄탄하다. 어렸을 때 헤어진 누나를 찾으러 세계일주를 하는 남자와 카페에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카페 주인,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관심이라곤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남자와 자신을 부잣집 엄친 딸이라 소개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백치미가 흐르는 여자, 철부지 여자친구와 극소심 남자친구의 만남까지 조금은 부족하고 모난 구석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점차 인생의 패배자가 아님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구성했다.
화려한 무대장치 하나 없이 단조로운 무대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콤플렉스와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이야기가 지닌 힘과 배우의 열연, 그리고 창작곡의 신선함이 바로 이 작품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극의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마지막 스탠딩 콘서트는 이 공연의 백미. 2040세대를 아우르는 콘서트는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방방 뛰면 그만이다. 10여 분간 계속되는 광란의 콘서트는 20대 관객에겐 소극장 공연의 색다른 묘미를, 30~40대 관객들에겐 젊은 시절의 열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준다.
살다보면 한 번쯤 ‘나는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진 것 없고 능력도 부족하며 하는 일마다 꼬이는 인생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 뒷바라지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사는 주부도, 업무에 지친 직장인도, 입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학생도, 그리고 스스로를 불행하다 여기는 그 누구라도 ‘우연히 행복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공연은 4월 30일까지 북촌아트홀에서 계속되며, 전석 3만5천원이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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