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사랑 벽화모임 ‘거미들’

아름다운 ‘벽’으로 사랑 나누는 미술가들

지역내일 2013-03-15 (수정 2013-03-15 오전 12:26:09)

원주유기동물보호센터. 낡고 칙칙했던 센터에 벽화로 생동감을 입혔다. 

남원주지역 아동센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과 색채로 입혔다.

지정면 판대리의 어르신 댁. 크게 기뻐하셨던 어르신 때문에 보람이 컸던 작품.


원주사랑벽화모임의 회원을 ‘거미들’이라고 부른다. 거리의 미술가라는 뜻의 줄임말이다. 이들은 낡은 담장과 벽에 색을 입혀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을 함께 한다. 이들은 벽에 그려진 작품으로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소통한다. 그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 모두가 행복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물고 활짝 핀 그림들로 가득 채우는 벽을 만드는 ‘거미들’을 봄의 길목에서 만났다.


그림 옷 입고 다시 태어나는 벽
원주사랑의 벽화모임은 2007년 개설되어 올해로 벌써 5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 온라인 카페모임이다.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월 1회 오프라인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어 가족처럼 돈독하다. 이 모임의 이현정 운영자는 삐삐컨츄리공방의 대표다.
공방을 운영하는 그녀는 자신의 재능으로 할 수 있는 봉사가 없을까 생각하다 원주사랑의 벽화모임에 참여하고 운영까지 도맡게 되었다. 벽화모임의 두 번째 작품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원주아동센터를 시작으로 복지시설과 마을, 건물 등 거미들과 참여한 작품은 50여 차례 가까이 된다. 그녀는 그중에서도 특히 “지정면 판대리의 홀몸 어르신 댁의벽화가 기억에 남는다”며 “아이처럼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추우면 페인트가 얼기도 하고 날씨와 작업환경에 따라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작품이 완성되면 피로감은 씻은 듯 사라지는 힐링을 경험한다”라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해야 할 수 있는 일
30여 명의 회원이 있지만 다들 직업이 있어 항상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앞장서 준비하는 숨은 조력자가 있다. 페인트와 그림도구를 잔뜩 싣고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일을 돕는 김종률 씨다. 그는 원주시가 진행하는 벽화 그리기사업의 디자인을 맡은 총감독이기도 하다. 직장인이었던 그는 벽화봉사를 하다가 벽화가 직업이 되어버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디자인을 전공하긴 했지만, 벽화는 전공과 관계없이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거리의 미술관, 치악초 옹벽, 우산동 지하도, 관설초 꿈의 계단 등 그가 디자인한 많은 작품이 원주 곳곳에 있다. 군부대와 함께 그린 거리의 미술관 외에는 모두 거미와 함께한 작품들이다.
그는 벽화 그리기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작업이기 때문에 서로 협동하며 ‘하나’라는 새로운 느낌을 한껏 체험할 수 있다며 조언했다. “가족단위의 참여자가 많은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림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참여해
낡아 생기를 잃은 벽에 그림을 입히고 싶은 의뢰인이 의뢰를 하면 거미들이 출동한다. 벽화봉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벽화모임에 참여하려면 일단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그 자격은 바로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자격을 갖추었으면 원주사랑의 벽화모임 게시판에 참석 여부를 밝히면 된다. 매월 셋째 주 토·일요일 모이고 가져올 준비물은 장갑과 페인트가 묻어도 괜찮은 작업복, 앞치마, 신발과 함께 회비 1만 원이다. 단, 고등학생은 5천 원. 무료봉사이기 때문에 회비는 재료비로 쓰인다. 초·중생은 보호자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 있을 때 별도로 공지한다.
이 운영자는 “초보자로 시작한 회원도 함께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인다”라며 “봉사는 시간 남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빼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나와서 함께 해볼 것을 덧붙여 권유했다.
올해 첫 번째 벽화모임을 3월 24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 장소는 낡은 컨테이너, 무실동방범초소이다.


가입 문의: 011-345-8471,http://cafe.daum.net/wonju(원주사랑)


임유리 리포터 vivian8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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