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초에 모 방숭국 개그프로그램에 ‘위대한 유산’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출연자가 조선시대 도련님 복장을 하고 나와서 “다 사라졌어”, “어디 갔어?”라며 지나간 추억을 들쳐 내어 1970~1980년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코너에서 개그맨이 지적한대로 우리 민족 고유문화들은 점점 사라지고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국적 불명의 OO데이와 할로윈데이가 이미 청소년들과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명절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스럽게도 소수이기는 하지만 얄팍한 상업성만 가득한 OO데이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3월 14일은 속칭 화이트데이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대학들에선 파이데이(원주율의 날)가 제법 알려져 있다.
미국 MIT 대학에서는 3월 14일에 신입생 합격자를 발표하는 전통이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탐험박물관에서는 해마다 1시 59분에 원주율의 탄생을 축하하고 수학의 발전을 기원하며 3분 14초 동안 묵념을 한다. 미국 하원은 2009년에 일반인들에게 수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3월 14일을 ‘파이데이’로 공식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내에서는 2000년을 전후해 포스텍의 수학연구동아리인 ‘마르쿠스’가 처음으로 ‘파이데이’ 기념 행사를 벌였다. ‘마르쿠스’는 해마다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원주율 숫자 외우기, 수학 관련 퀴즈 대회, 책을 펼쳐 314쪽이 나오면 상품 주기 등 원주율을 이용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왔다. 그 후에는 광신고,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고등과학원 등에서도 3월 14일에 파이데이 행사를 열고 있다.
원주율(π)은 원의 둘레를 원의 지름으로 나눈 값으로 간단하게 정의된다. 그런데 이 값을 계산해보면 3,141592... 로 결코 반복되는 부분이 없이 복잡한 형태로 무한히 전개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 특징 때문에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지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연금술에 관한 연구가 화학 발전에 큰 역할을 했듯이 원주율에 대한 탐구는 수학의 역사 속에서 항상 함께 하면서 수학의 발전에 매우 큰 공헌을 하였다.
π에 대한 수학적 발견의 역사
-약 B.C 250년경 : 아르키메데스가 정96각형을 이용하여 π의 근삿값을 3.14...로 계산하였다. 현재 3.14는 π의 근삿값으로 사용되며 ‘아르키메데스의 수’라고도 부른다.
-약 150년 경 : 프톨레마이오스가 π의 값을 3.1416으로 계산했다.
-약 480년 경 : 중국의 조충지는 π의 근삿값을 355/113=3.1415929…로 계산했다.
-약 1150년 경 : 인도 수학자 바스카라는 π의 값을 3927/1250=3.1416로 계산했다.
-1650년 : 영국의 수학자 월리스가 π/2=(2?2?4?4?6?6?8?8?10?...)/(1?3?3?5?5?7?7?9?9?...)임을 증명했다.
-1748년 :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가 임을 증명했다.
-1767년 : 독일의 수학자 람베르트가 π가 무리수임을 증명했다.
-1882년 : 독일의 수학자 린데만이 π가 초월수임을 증명했다.
재미로 알아보는 파이 이야기
①3월 14일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생일이다.
②4월 26일은 그 해의 이날까지 지구가 공전한 거리가 2AU(1AU는 태양과 지구의 평균 거리)가 되는 날이다. 따라서 지구 공전궤도의 둘레를 지구가 4월 26일까지 이동한 거리로 나누면 π가 된다.
③22/7은 π의 근삿값 중의 하나여서 7월 22일은 근사적 원주율의 날이다.
④11월 10일은 1년 중 314번째 날이다.
⑤12월 21일 오후 1시13분은 1년의 355번째 날이다. 중국 송나라 수학자 조충지가 계산한 π의 근삿값 355/113에서 유래했다.(255/113은 소수점 이하 6번째 자리까지 일치하며 유럽에서는 16세기가 될 때까지도 이만큼 정확한 값을 구하지 못하였다.)
⑥1906년 「Literary Digest」지에 오르가 각 단어를 알파벳 개수로 바꾸면 정확히 π의 소수 30자리까지의 값이 되는 시를 발표하였다.
신인선 진광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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