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 기술부 지정 - 광려중학교 국악오케스트라 ‘다루’
국악 공동체로 부드럽고 당당한 인성 길러
나누고 배려하고 조율하며 성장하는 아이들…공연과 봉사 활동으로 보람 커
힙합과 랩 등 강한 비트와 빠른 리듬이 청소년 문화의 현주소인 요즘, 국악과 그 합주 활동으로 아름다운 인성을 길러가는 학교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학생오케스트라 ‘다루’는 광려중학교 1~3학년 학생들로 구성됐다. ‘다루’는 ‘세계적 자질은 자기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로부터’라는 교육 철학에 기초를 두고 2009년 창단됐다. 선후배간 서로의 정을 틔우고 나누고 배려하며 당당하게 성장하는 텃밭이 되고 있다.
짧은 기간 많은 실적…기다리고 조율하는 아름다운 인성 길러
창단 당시 38명으로 출발해 작년 교과부의 학생오케스트라사업에 지정되면서 공연 등 활동영역도 넓히고 멤버도 52명으로 늘었다. 진주에서 열린 경남중등학예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서울 전국학생오케스트라페스티벌에 초청돼 교과부장관 특별상을 수상했다. 창단연주와 초청협연, 가족 음악회, 연주봉사활동 등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하고 굵직한 실적을 쌓았다.
피리와 대금의 관악파트는 남학생이, 해금 가야금 등 음감이 특히 필요한 쪽은 여학생이 맡아 조절과 균형으로 국악과 퓨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도는 음악 교사 15년 경력의 강건식 교사가 맡고 있다. 강 교사는 작곡을 전공하고 대금을 공부했다.
그는 “함께함 속에서 짜릿함과 즐거움을 맛보며, 나눔과 배려를 배우고 소통과 질서를 엮어가는 소중한 공동체”라고 소개한다.
“스포츠는 경기를 통해 바로 결과가 나오지만 음악은 기다림이 많이 필요하죠. 몇 달을 함께 연습하고 그 결과가 나온 뒤에야 성취감을 볼 수 있는 만큼, 목적을 향해 갑갑함을 견디는 힘도 합주를 통해 배워요.”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키워 공부에도 도움아이들이 연주를 가장 잘하는 날은 시험 끝난 날. 쌓였던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푼다는 반증이다. 예술 활동이 그만큼 정서를 순화하는 힘이 크다는 의미인데. 입학식 직후 ‘우리 아이가 국악관현악단에서 활동할 수 있기’를 청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에서도 인성과 정서 함양에 대한 큰 바람을 확인할 수 있다.
4년간 국악반에서 학생회장이 나왔다는데, 해금 연주자이자 국악반 반장 임세은 양(3학년 5반)도 올해 학생회장을 맡았다.
“해금은 음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자유롭게 연주하는 매력이 커요. 학교에서 대우하고 지원해주는 게 좋고, 연주와 함께 대회에서 상 탈 때와 봉사 연주하고 나서 웃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좋고 뿌듯해요. 공부에 절대 방해 안 돼요. 오히려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집중도 잘 되요. 친구와 선후배 사이도 좋아서 정말 재미있어요.”
그래도 학부모나 아이들에게 공부와 성적은 민감한 부분이다. 따로 연습시간을 두지 않고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이유다. 점심시간을 잃는다는 건 아이들에게 큰 불만이지만, 뒤에 따라오는 달콤함을 알기에 어김없이 연습실에 모여든다. 그렇게 매일 어울리고 합숙도 하며 가끔 함께 밥도 먹다보니 자연히 가족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정도 깊어졌다.
처음엔 놀기만 하고 분위기를 해치던 아이나, 냉소적인 성격의 아이도 장기간 함께 부대끼고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태도와 성격이 달라졌다. 소심하고 주눅 들거나 은근 따돌림 받던 아이도 국악반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해졌단다. 강압이나 비난 없이도 불편과 불만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나, 조율하고 인내하는 힘 모두 함께의 이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광려중 전승현 교장
“어릴 때부터 음악적 감수성 길러줘야”
어릴 때부터 음악적 감수성을 기르는 정서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형성된 정서가 평생 가지요.
경남은 정책적으로 학교관현악단 9개를 지원하는데, 지도 교사들의 역량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아요. 강건식 교사는 좋은 지도자예요. 광려의 국악관현악단이 굳게 정착하기 위해 아직 좀 더 고생할 부분이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잘 지도해 주시리라 믿어요. 학생들의 실력과 원활한 연습을 위해 좋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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