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비산동에 사는 예비 학부모 강숙희씨(39)는 누구보다 설레면서도 떨리는 마음으로 봄 새학기를 기다리고 있다. 강 씨는 “3월에 첫째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마음은 급하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며 “아이가 공부를 잘 따라갈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선생님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다른 학부모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친구들과는 잘 사귈 수 있을지 마음이 불안하기만 하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 급식·용변 지도 필요
전문가들은 학습능력을 기르는 것에 앞서 아이에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학교생활을 견디는 체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안양의 모 초등학교 1학년주임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유치원과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여러 시간을 버텨야 하는데 체력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과 체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조금씩 취침·기상 시간을 학교생활에 맞춰 바꾸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40분 수업과 10분 휴식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 미리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입학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점심 급식을 먹고 하교하기 때문에 급식지도 역시 중요하다. 유치원과 달리 순서대로 식판에 음식을 받아서 혼자 먹는 것을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자신이 먹을 만큼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미리 골고루 잘 씹어먹고 끝까지 먹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한다.
건강 상태와 예방접종 여부도 꼼꼼하게 점검해 두는 것이 좋다. 먼저 시력 측정, 구강 검사 등을 통해 아이가 무리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만 4~6세에 받아야 하는 DTaP 5차(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폴리오 4차, MMR 2차(홍역·볼거리·풍진), 일본뇌염(사백신 4차 또는 생백신 2차) 등 4종류의 예방접종은 입학 후 교사가 확인하는 내용이니만큼 접종이 이루어졌는지 미리 확인하고 접종해 두어야 학기 초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한편 아이가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을 기억하도록 해주고,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집주소와 부모의 전화번호를 외울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또한 혼자 준비하고 처리할 일이 많아지므로 부모에게 의존하던 습관을 버리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책가방과 용돈, 집 열쇠 등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챙기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유치원과 달리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아이들이 용변 보는 것을 하나하나 봐주지 못하기에 화장실 이용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과 혼자 옷을 벗고 입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가 많기 때문이다. 쉬는 시간을 기다려 화장실에 가도록 하고 용변이 급할 때 손들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학용품과 준비물을 학교에서 구비하기 때문에 학용품은 가방과 필통, 필기구 정도를 제외하고는 크게 준비할 필요가 없다. 기타 학용품은 학교 측 안내대로 준비하면 된다.
학교는 즐거운 곳… 하소연 할 때는 끝까지 들어주고 격려해 주어야
입학 후엔 학교가 재밌는 곳이고,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곳임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생활이 즐거워지는 데엔 부모와 나누는 대화가 큰 역할을 한다.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학습 내용이 더 궁금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친구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놀았는지 먼저 물어봐 주자. 학습 위주의 질문은 자칫 학교가 즐겁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기 쉽고 결국 공부는 물론 친구와도 멀어지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에 대한 질문을 할 때에는 선생님에게 무얼 배웠는지 묻는 것보다는 아이가 주도적으로 어떤 학습활동을 했는지 묻는 게 바람직하다. 불안한 마음을 품고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묻기 시작하면 아이들도 불안해지게 된다.
교실에서 규칙대로 생활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부담이다. 환경변화를 겪는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어야 한다.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라’는 식의 이야기는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으므로 아이가 얼마나 힘들지 이해하고 칭찬하면서 믿어줘야 한다. 특히 아이에게 ‘학교에서 떠들면 선생님한테 혼난다’고 말해 선생님에 대해 두려움을 갖도록 해서는 안된다.
새학기에는 모든 학생들이 그렇지만 특히 초등 1학년 학생의 경우 친구 또는 선생님과 있었던 일에 대해 속상해 하며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연우심리연구소 평촌점 송미라 원장은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아이들은 생활의 장이 갑자기 바뀌면서 불안과 긴장을 겪게 된다”며 “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해 어떤 불만 등을 털어 놓을 때는 부모가 미리 상황을 예측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억울한 마음을 풀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 초등 입학 전, 예방접종 확인하세요!
만 6~7세 어린이가 취학하는 시기는 영유아 때 받은 예방접종의 면역력이 점차 감소하는 시기로 한 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대규모 감염 확산이 일어날 수 있어 감염병 발병에 가장 취약하다. 이에 정부는 만 4~6세에 받아야 하는 DTaP 5차(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폴리오 4차, MMR 2차(홍역·볼거리·풍진), 일본뇌염(사백신 4차 또는 생백신 2차) 등 4종류의 예방접종을 마쳤는지 3월 2일부터 3개월간 확인키로 했다. 예방접종 확인은 교사가 학생의 예방접종 여부를 온라인을 통해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오는 3월 입학을 앞둔 아동 보호자는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 (http://nip.cdc.go.kr) 또는 모바일 예방접종도우미 애플리케이션에서 자녀의 예방접종 내역이 전산 등록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빠진 접종이 있으면 입학 전까지 접종을 마치고 전산 등록이 누락됐으면 접종받은 의료기관에 전산 등록을 요청하면 된다. 4종류의 예방접종 내역이 온라인으로 모두 확인될 경우 별도로 학교에 예방접종증명서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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