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링컨’

정치의 정의를 보여준 링컨의 위대한 결단

지역내일 2013-03-11

링컨 대통령은 미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우리도 어려서부터 위인전으로 한번쯤 접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숙한 인물이다. 역사 속 유명인사의 잘 알려진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면 어떤 새로움을 더할 수 있을까. 영화 ‘링컨’은 한마디로 정치인 링컨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였다. 


미국 헌법 제13조 수정안이 통과되기까지
치열한 육박전이 벌어지는 남북전쟁의 한 전장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영화의 첫 장면은 시작부터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가 남북 대립이나 흑백 갈등을 주요 내용으로 전개되지 않음을 이내 알 수 있다. 영화는 링컨 재선 2개월째인 1965년 1월 한 달간의 정치스토리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미국 헌법 제13조 수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기까지 보여주었던 링컨의 정치적인 결단과 리더십, 고뇌와 집념 등을 담고 있다.
미국 헌법 수정 제13조는 공식적으로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비자발적인 예속을 금지시킨 조항이다. 이 법률은 1864년 4월 8일 상원에서 통과되었으며, 이듬해인 1865년 1월 31일에 하원에서 통과되었다. 1863년에 발표한 노예해방선언은 10개의 남부 주에서 반란으로 이어졌고 링컨과 지지자들은 이 선언이 일시적인 전쟁 수단으로 비춰질까봐 우려했다. 접경 주에서는 노예를 해방시키지도, 노예 제도를 폐지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링컨과 그의 지지자들은 영구적인 노예제도 폐지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이 수정 조항이 필요했다.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 인류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남부와의 평화협상을 지연시키면서 수정안을 통과시켜야 했던 지도자의 고뇌가 잘 느껴진다. 


시간을 잊게 하는 섬세한 연기와 연출
미국 역사에 대한 관심과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면 영화의 스토리 전개는 다소 지루할 수 있다. 더구나 2시간 30분의 긴 러닝타임과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이어지는 링컨의 목소리, 의미를 간파해야하는 빠른 대화의 흐름은 관객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볼 필요가 있는 영화다.
일단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절제된 달변가의 음미할만한 대사, 당시 링컨 대통령의 고뇌가 그대로 묻어나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 1860년대를 그대로 재현한 섬세한 연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야말로 2013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미술상 수상에 걸맞은 빛나는 연기와 연출력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 펼쳐지는 의회 공방전은 마치 현재 우리 의회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신사적일 것만 같은 미국 의회도 당시엔 상대방을 모욕하는 언쟁과 다툼이 난무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의 의회가 150년 전 미국 의회만도 못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드는 부분이다.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법안에 대해 “예이(Yes)”와 “네이(NO)”를 외치며 공개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미 결과를 알고 지켜보는 것임에도 현장의 긴박감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행동으로 보여준 지도자
워싱턴DC에 있는 링컨기념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위엄이 느껴지는 링컨의 좌상 위에는 ‘에이브러햄 링컨의 명성은 그에 의해 구원된 미국인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이 신전에 영원히 간직될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입구의 왼쪽 벽에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로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문이 적혀 있다. 그의 높은 이상은 논리적인 연설로 빛이 났고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현실로 옮겨졌다.
링컨기념관의 조각상은 미국 정치의 한복판을 워싱턴기념탑을 넘어 국회의사당까지 조망하고 있다. 마치 그가 현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눈앞의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좇는 정치인들을 경계하고 이상과 최선을 간절히 기대하는 눈으로.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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