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와 세 잔의 커피

지역내일 2013-03-07

 


커피의 역사 이야기가 시작되면 칼디의 전설과 함께 가장 먼저 등장하는 나라, 현재 세계 6위의 커피 생산국, 커피의 고향으로 불리는 곳. 바로 에티오피아입니다.
커피는 기원전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남서부 카파(Kaffa)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오늘날의 ‘커피’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오래된 커피 역사를 가진 에티오피아는 ‘분나 마프라트(커피 세레모니)’ 라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나 마프라트’라는 의식은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우정의 표시로 케트마(Ketma)라는 입사귀를 깔고 네렐라(Nerela)라는 흰 숄을 걸친 여성에 의해 행해집니다.
손님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송진향이나 유칼립투스를 태워 연기를 낸 후 그 자리에서 생두를 씻어 바로 볶은 후 잘 볶아진 원두의 향을 함께 음미하고, 절구처럼 생긴 작은 통에 원두를 빻아 제베나(Jebena)에 끓여 낸 후, 손잡이가 없는 ‘시니’ 라는 잔에 담아내어 줍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해 만드는 이 커피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정성을 온 몸으로 보여 주는 진정한 에티오피아의 세레모니가 아닐까 합니다.
이때 보통 한 사람이 세 잔의 커피를 마시게 되는데 첫 잔은 맛을, 두 번째 잔은 행운을, 세 번째 잔은 축복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커피를 혹자는 에스프레소보다 3배는 더 강하다고 느낀다고 하니 3잔을 다 마시려면 꽤나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지 싶습니다.
이런 커피의 숨결이 지금은 조금 퇴색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바로 너무도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인데요. 커피는 묘목을 심은 후 5년이 지나야 수확이 가능하고, 1년에 한번밖에 수확할 수 없고, 가뭄이 심해 수확량까지 불안정하다 보니 커피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땅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마약류인 짜트를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 애호가로서 너무도 안타깝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먹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라는 사실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에티오피아는 매우 뛰어난 맛의 커피를 생산하고, 엄청난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에서 절반 이상이 소비 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커피 애호 국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일정 품질 이상의 커피는 정부 규제 하에 전량 외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에 정작 자국민들은 좋은 품질의 커피를 즐기지 못한다고 하니 조금은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예가체프 한 잔을 마실 때 그 속에서 좋은 맛만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커피 속에 아름다운 전통과 어두운 그림자를 함께 가진 에티오피아. 어쩌면 커피와 가장 닮은 나라입니다.


최대봉(‘최대봉의 커피 볶는 집 시간의 향기’ 카페 대표)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