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베를린’

감성이 더해진 화려한 첩보 액션

지역내일 2013-02-04

화려한 캐스팅과 해외 로케이션으로 관객들의 기대가 컸던 영화 ‘베를린’이 스크린에 올랐다. ‘베를린’은 냉전의 상징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지금도 냉전시대의 아픔 속에 살아가는 남북한 첩보원들의 이야기이다. ‘본 시리즈’를 능가하는 액션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음모와 배신으로 펼쳐지는 숨 막히는 추격전
국제적인 음모가 숨겨진 도시 베를린에는 남과 북, CIA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첩보원들이 상존한다. 베를린에 상주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는 불법무기거래장소를 감찰하던 중 국적불명에다 지문감식도 불가한 일명 ‘고스트’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을 알게 된다. 북한 정권교체기(김정일→김정은)의 음모에 휘말려 표종성은 무기거래에 실패하고, 정진수는 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뒤를 쫓는다.
북한의 권력자 동종호의 아들이자 피도 눈물도 없는 동명수(류승범)는 북한의 새 정권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독일주재 북한대사(이경영)와 북한의 영웅 표종성을 제거하고 베를린을 장악하러 온다. 표종성의 아내이자 대사관에서 통역관으로 일하는 련정희(전지현)는 동명수에 의해 반역자로 몰리게 되고 표종성은 아내를 고발해야하는 당성시험의 위기에 놓인다. 위기에 빠진 표종성이 동명수의 음모와 배신을 알게 되면서 숨 막히는 추격전은 시작된다.
빠른 스토리 전개, 비밀요원이 음모에 휘말리는 설정, 여인을 동반한 추격전과 화려한 액션은 ‘본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영화 ‘베를린’에는 ‘본 시리즈’에는 없었던 절박한 감성이 느껴진다. 대치상황에 놓인 남북한 첩보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한국적인 소재가 더욱 공감대를 자극한다.


흡인력 강한 명품 연기와 섬세한 액션
영화 ‘베를린’은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감 있게 전개되며 강한 흡인력을 갖는다.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는 영화다. 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우 하정우의 절박한 표정과 말투, 동작 하나하나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철저하게 사상 교육을 받은 북한의 한 영웅이 버림받는 과정, 아내를 놓고 시험대에 오른 남편의 미묘한 심리, 가난해도 당당하다고 믿었던 자기 신뢰의 붕괴, 겉은 차갑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따뜻한 한 남자의 모습을 섬세하면서도 거칠게 표현해냈다.
여기에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 한석규와 류승범, 그리고 절제된 연기를 선보인 전지현이 가세해 영화는 더욱 돋보인다. “로터리에서 좌회전도 안한다”며 빨갱이라면 치를 떠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 역할을 맡은 배우 한석규는 노련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다. 그동안 동네 건달, 부패한 검사, 천재 수학자 등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맡아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류승범은 ‘베를린’에서도 권력욕으로 불타는 냉혈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극의 긴장감을 이끈다.
사실감 넘치는 섬세한 액션은 영화의 핵심 볼거리다. 특히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뒤쫓는 차량 추격 신, 영화의 막바지에 펼쳐지는 총격전과 격투신 등은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벌써부터 속편이 기다려지는 영화
전향을 결정한 표종성, 하지만 남북한의 거래에 의해 북으로 송환될 처지에 놓이자 정진수는 호송 도중 그를 풀어준다. 감정이 드러나진 않지만 비밀 첩보요원들에게도 국가이익이나 사상보다 휴머니즘이 우선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가, 사랑, 신념, 사상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어버린 표종성. 그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영화의 엔딩신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벌써부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속편의 제목은 ‘블라디보스토크’가 될까, ‘평양’이 될까. 평양을 무대로 한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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