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렝게티 국립공원, 빅토리아 호수, 마사이족 그리고 킬리만자로. 이는 탄자니아의 대표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접할 수 있는 탄자니아의 핵심 아이콘은 ‘영국왕실의 커피’, ’커피의 신사’로 더욱 유명한 바로 탄자니아 커피가 아닐까 합니다.
탄자니아는 1892년 독일의 지배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커피를 재배했고 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영국의 지배 하에서 커피 산업이 발달하였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시련을 갖고 있는 탄자니아의 커피는 그 맛에서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탄자니아 커피는 비교적 강하게 볶아 주는 커피로 그 매력의 정점은 강한 첫 맛과 너무도 고급스러운 캐러멜 맛을 가진 뒷맛입니다. 이 때문에 저는 ‘전사의 커피’라고 따로 별명을 지었습니다. 전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는 거친 전사의 첫 맛과 전투가 끝난 이후 집으로 돌아와 자상한 아버지로 돌아오는 느낌이 탄자니아 커피와 잘 어울리더군요.
탄자니아는 커피 등급을 통상 6등급, 세분화하는 경우 10등급까지도 사용합니다. 케냐와 동일한 크기에 따른 분류법을 사용하는데 AA, A, AMEX(AF), B, C, PB(피베리)로 통상 구분하고 그 하위 등급으로 E, F, TEX, TT를 추가로 사용합니다. 물론 이 외에도 더 깊이 들어가면 Fine, Good 등의 분류도 사용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등급 구분을 두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철저하게 맛을 관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가 마시는 한잔의 커피에 그 격과 맛을 더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탄자니아 북부지역에는 ‘생강커피’라는 독특한 전통 커피가 있습니다. 주전자에 얇게 썰은 생강을 넣고 우려 낸 후 곱게 갈은 커피와 정제되지 않은 설탕을 넣고 끓여서 마시는 커피로 융에 걸러서 마시거나 커피가루를 가라 앉혀서 마시는 것이 특징입니다. 혹자는 커피라기 보다는 건강음료에 가깝다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고산지대의 스산한 추위를 이겨내기에는 안성맞춤인 커피가 아닐까 합니다. 킬리만자로 산을 바라보며 마시는 생강커피는 상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커피의 맛을 한층 더 올려 주는 것은 그 커피 속에 숨은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에게 장편소설 ‘노인과 바다’로 잘 알려진 작가 헤밍웨이는 70여편의 단편 소설 또한 집필을 하였습니다. 그 중 헤밍웨이 최고의 단편 소설로 꼽히는 ‘킬리만자로의 눈’을 집필하며 그는 탄자니아AA를 매우 즐겼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글을 쓴 나라는 케냐였습니다. 죽어가는 해리를 묘사하며 킬리만자로 반대편의 커피를 즐긴 헤밍웨이. 무엇이 그를 탄자니아 커피로 이끌었는지궁금해지기도합니다.
오늘은 헤밍웨이의 소설을 읽으며 탄자니아 커피 한잔을 즐겨 보면 어떨까요?
최대봉(‘최대봉의 커피 볶는 집 시간의 향기’ 카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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