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블로거>는 자신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며,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착한 블로거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합니다. 블로거는 블로그(Blog) 운영자로 요리, 맛집, 여행, 육아, 교육, 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작은 미디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전문분야까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역을 굳혀가고 있는 블로거를 소개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 아빠 블로거 김태상씨
“아들과 떠나는 여행, 함께 해서 행복해요”
학교폭력, 왕따, 묻지마 범죄 등 갈수록 척박해져 가는 환경 속에서 ''아빠육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아빠와의 놀이가 아이의 사회성과 감정조절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더욱이 아빠와 신체놀이를 하며 자란 아이들은 더 큰 성취감과 자존감을 갖게 된다고 하지요.
이번 주 <세상을 바꾸는 블로거>에서는 육아 전문가가 된 아빠 블로거 김태상를 만났습니다. 그는 아들과 몸으로 노는 것을 실천하며, 주말마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좋은 아빠입니다. 직장과 블로그를 오가며, 누구보다 활기찬 삶을 살고 있는 김태상씨를 소개합니다.
아빠 블로거, 김태상
블로그 ‘사진과 여행(blog.daum.net/bluepoto3)’의 주인장 김태상(47세)씨는 아빠 블로거다. 닉네임 ‘푸른하늘’로 더 유명한 그는 젊은 시절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작업실까지 두고 출사를 다닐 정도였다. 흑백 수동 카메라 시절부터 디지털 카메라까지 그가 사진에 빠져 산지 18년이나 됐다.
“참 열심히 다녔어요. 사진 공모전에도 출품하고, 개인사진전부터 동호회 그룹 전시도 했어요. 지금 아내도 그 때 만났어요. 제자였죠.”
결혼을 하고서는 아들의 성장앨범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철도청 인사과장이라 늘 바빴지만 틈틈이 짬을 내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했다.
“준혁이(13세)가 태어나자마자 한 달 만에 심장 수술을 했어요. 7년 동안 병원 다니느라 힘들었는데, 회사 일에 메여 많이 놀아주지 못했어요. 늘 미안한 마음에 준혁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앨범으로 만들었어요.”
그런 아빠의 마음이 통해서일까. 준혁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완치 판정을 받았다. 더 이상 검사도 필요 없을 만큼 건강해졌다. “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 현장 근무로 보직을 변경했어요. 현장 근무는 삼교대라 시간이 많거든요. 그 때부터 우리의 여행이 시작됐어요. 블로그는 성장앨범 대신 만드는 디지털 앨범인 셈이에요.”
가족여행, 추억을 담다
그는 2010년 12월 25일 블로그를 시작했다. 사진과 여행이 좋아서 블로그 이름도 사진과 여행으로 정했다. 처음엔 블로그 관련 책도 보고, 강의를 들었다. 매일 2시간씩 투자하며, 꾸준히 활동한 덕에 6개월 만에 다음(daum)의 우수 블로그가 됐다. 지금도 다음의 대표 가족여행 블로그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주 여행을 가요. 가까운 박물관, 식물원, 전시회부터 산으로 들로 갯벌로 다니면서 다양한 여행을 하죠. 하루에 하나씩 올리는 걸 원칙으로 합니다.”
그의 블로그에는 국내외 여행 정보 뿐 아니라, 여행의 Tip도 자세히 나와 있다. 명소 찾기 길안내는 물론 맛집 소개, 축제 즐기는 방법까지 다양한 정보로 가득하다.
“무작정 떠난 여행도 좋지만 알고 가면 더 재미있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여행 사이트에 올라오는 땡처리 비행기 표를 자주 이용해요. 갑자기 취소하는 표라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구할 수 있거든요.”
그는 요즘 아들과 단둘이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내 없이 떠나는 여행도 새롭지만,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행사 사진을 찍는 것도 즐겁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꽤 유명한 아빠라고. “블로그를 하면서 여유롭게 살게 됐어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준혁이와 대화도 늘어났어요. 블로그는 우리 가족의 또 다른 대화 창구예요.”
그는 얼마 전 다녀온 영월 여행을 으뜸으로 꼽았다. 김삿갓 계곡뿐 아니라 미술관과 박물관이 6개나 있어, 가족과 함께 가기에 좋은 곳이란다. “송어 잡기도 하고, 노래 대회에도 나갔어요. 준혁 엄마가 2등을 해서 미술관 관장님이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로 받았죠.”
이웃과 소통하는 즐거움
그는 요즘 블로그 이웃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크다. 아빠가 운영하는 블로그가 흔치 않다 보니 댓글을 다는 아빠들도 많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험, 여행에 대한 내용이다 보니 엄마들의 호응도 뜨겁다.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나 나들이 준비물 등 다양한 질문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충고해요. 관심이 없으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창의적인 활동 위주로 하고, 테마별로 나눠서 가는 게 좋죠. 어디를 가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서로 이웃을 맺은 블로거끼리는 오프라인 모임도 만들었다. “1년 된 모임부터 최근에 만든 모임까지 다양해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끊이질 않죠.”
그는 블로그에 올린 여행지를 다녀와서 좋았다는 댓글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예전에 소록도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참 아름다웠어요. 후기를 보고 관계자분이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소록도에 대한 오해와 편견 없이 써 줘서 고맙다고요. 오히려 제가 감사했어요.” 최근엔 블로그를 보고, 오랜 친구의 연락이 오기도 했다.
인생 2막, 여행가 되고파
그가 말하는 여행의 매력은 뭘까. 여행가들은 일상의 탈출이 아니라 돌아와 더 행복하기 위해 떠난다고 한다. “여행에서 정말 좋은 에너지를 얻어요. 그곳에서 배우는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과 대화도 너무 즐거워요. 또, 많은 것을 보면서 생각지도 않은 것에 관심도 생기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어요. 이제는 집에서 쉬면 오히려 몸이 아플 정도라니까요.”
사실 그는 결혼 전부터 여행 마니아였다고 고백한다.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말레이시아, 태국, 방콕 등 국내외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중국은 10번 넘게 다녀왔다고.
“결혼하고서 가족과 함께 중국과 일본을 다녀왔어요. 혼자 다닐 때보다 더 좋더라고요.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랑 가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올해는 가족과 함께 캄보디아로 떠날까 해요.”
그는 퇴직 후 아프리카로 갈 계획이다. 거기서 여행가로서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평생에 꼭 한번 가봐야 할 여행지가 많아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곳들도 많고요. 그런 곳들을 찾아내 저만의 방식으로 진정성 있게 소개하고 싶어요. 최소 한두 달 정도는 그곳에 머물면서 알아가고 싶어요.”
이남숙 리포터 nabisu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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