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잘한다는 의미는 매우 다양한 것들을 포함하지만 적어도 한국 고등학교 교육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말은 단순하다. 잘 읽고 잘 듣고 잘 쓴다는 의미이다. 그 중에서도 실제적인 강조점은,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이든 간에, 아직까지는 “잘 읽는”, 즉 독해의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잘 읽을 것인가?
이해가 우선한다.
많은 학생들은 지문을 ‘해석’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모르는 단어, 낯선 문장 구조에 당황하게 되고, 제대로 해석이 이루어지지 않는 순간 그 지문은 어려워 답을 찾을 수가 없는 지문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예를 들어, 어려운 정의와 난해한 논리가 길게 펼쳐진 문장을 가진 ‘한국어로 된’ 철학 서적을 읽는다고 생각해보자. 그 내용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학생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하지만 그 한글 지문에 대해 제목, 주제 등을 한글로 물어본다면 어떨까?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 중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적어도 객관식으로는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예를 든 어려운 영어 지문과 어렵지만 질문에 대해 대답 가능한 심오한 한글 서적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 차이는 지문 자체의 난이도 차이나 영어냐 한글이냐의 차이가 아니라 지문을 읽는 학생들의 태도 차이라고 생각된다.
우리 고등학교 영어 교육에서 출제되는 지문들은 사실 위에서 예로 든 철학 서적보다 훨씬 쉬운 지문들이다. 문제는 학생들이 지문을 읽으면서 해석에 집중하다보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석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에 관한 지문인지(소재)’ ‘그 소재에 대해 어떻게 주장하는지(주제)’인데 숲에 갇혀 나무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문을 풀어갈 것인가. 내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첫 문장을 읽은 이후에 생각하는 연습을 반복하여 그 행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첫 문장을 읽고 머리를 들고 생각해보자. 무엇에 관한 글인가? 그 무엇에 대해 어떤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가? 그리고 다시 생각해자. 다음에 이어질 내용은 어떤 것일까? 그렇게 생각한 이후에 다음 문장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해보자. 독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해석이 아니라 이해이다.
CnE 어학원
고등부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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