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관양동에 사는 주부 강현정(43)씨는 요즘 아이 방 만들어 주는 일로 고민이다. 올해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둘째를 위해 방을 새로 꾸미고, 초등 고학년이 되는 큰 아이를 위해서 아이 방 가구를 바꿔주고 싶은데 어떤 가구를 장만해야 좋을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새 학기를 앞두고 요즘 자녀 방을 새로 만들거나 바꿔주기 위해 아동 가구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공부도 잘되고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내 아이의 공간을 살려줄 가구, 어떻게 골라야 할까?
어떤 재료로 만들었나 확인해야
아이 방 가구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아무래도 재료다. 어른에 비해 신체 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겐 유해물질 없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가공과정에서 화학약품 처리는 얼마나 했는지, 포름알데히드 같은 발암물질을 많이 방출하는 것은 아닌지 살필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가구 전문 브랜드들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아이들 가구를 만든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친환경 재료라고 해도 다 같은 것이 아니다. 포름알데히드의 방출량에 따라 E0~E2까지 등급이 매겨져 있다. E0과 E1등급이 친환경 재료에 속하고 E2등급은 비친환경 재료에 속한다. E0과 E1도 등급은 한 단계 차이지만 가격은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E1이상이면 친환경재료로 만든 가구지만, 자녀가 알레르기나 아토피 등 피부질환에 민감하다면 E0등급 자재를 사용한 가구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이런 물질이 걱정이라면 원목 소재의 가구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자작나무나 소나무, 삼나무 등 천연 원목 소재의 아동 가구들이 많이 나와 있다.
수납과 안전도 꼼꼼히 챙겨야
초등학교나 중학교 등 상급학교로 진학하면서 자녀들의 물건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이렇게 늘어난 물건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수납가구의 필요성이 커진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수납 제품들을 비교해 보고 방의 크기나 자녀의 연령에 맞춰 수납가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좁은 방이라면 벽이나 침대 밑 등 간과하기 쉬운 곳을 수납공간으로 적극 사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린 자녀의 방에는 아이가 가구에 다치지 않도록 안전을 고려한 가구 선택이 필요하다.
책상의 모서리가 뾰족하지 않은지, 여닫는 문에 손을 다칠 우려는 없는지, 2층 침대라면 떨어질 위험은 없는 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아이 방 가구, 고르기도 배치하기도 어렵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학생용 가구는 브랜드별로 최소 5~6가지 시리즈가 출시돼 있어 고르기가 고민된다. 거기에다 가구가 내 아이 방에 들어왔을 때 어울릴지 어떨지도 생각해 봐야한다. 매장이나 화면상으로 볼 땐 좋았는데 막상 내 집에 들여놓고 보면 어울리지 않아 낭패를 본 경험이 한번쯤은 있기 때문이다. 가구 배치도 쉽지 않다. 채광이나 공간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야 하는데, 아무렇게나 했다간 가구를 들이고 다시 배치해야 하는 수고를 감당할 수도 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 가구 전문 업체인 일룸은 ‘전문가의 공간 제안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홈페이지나 가까운 매장을 찾아 자녀방의 사이즈를 알려주면 전문가들이 거기에 맞춰 자녀 방에 어울릴 가구를 적절한 위치에 배치한 ‘3D 시뮬레이션’ 화면을 보여준다. 만약 방의 사이즈를 모르겠다면 집주소와 평형만 일러주면 된다.
일룸 의왕점 송미경 매니저는 “매장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원하는 가구를 배치한 방의 모습을 보면 가구 고르기가 훨씬 수월해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어떤 가구를 고를지, 배치할지도 모르겠다면 가구 업체에서 시행하는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직접 만든 엄마표 가구, 아이 정서에 좋아
시중에 판매하는 가구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엄마나 아빠가 직접 만들어 주는 ‘핸드 메이드 가구’도 괜찮다. ‘핸드 메이드 가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것. 그리고 내 아이의 취향이나 특징에 맞춘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재료를 구입하고 약간의 목공 기술을 익히면 책상이나 책장, 침대 같은 아이 방 가구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의왕시 내손동에 사는 김성미(38)씨는 “초등학교 입학 선물로 아이 책상과 침대를 남편과 함께 만들었는데, 익숙치 않아 힘들긴 했지만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가구 디자이너 조성태씨는 “부모가 직접 만들어 주는 가구는 아이가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정서적 만족감을 줘 인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요즘 아이들 가구는 심플하고 활용하기 좋은 디자인이 인기다. 책상이라면 서랍을 없애 책상을 어떤 면에 놓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회전 테이블을 만들어 쓰지 않을 땐 접어놓게 하는 식이다. 아이 방 가구 준비할 때, 요즘의 가구 트렌드를 알고 가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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