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어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 중 의료야말로 소통이 중요한 분야라고 말 할 수 있다. 환자와 의사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의사간의 소통, 의사와 직원간의 소통 모두 양질의 의료 서비스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의료의 특성상 전문적인 용어와 과학적인 내용이 소통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의사들 간 소통도 어려울 때가 많은데 하물며 의사와 환자와의 소통이 얼마나 어려울지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다. 더욱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서나 신뢰도까지 전달하기는 어려울 때가 많고 결국 모든 내용이 잘 전달되어도 상호 신뢰가 없다면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저자가 근무하는 피부과에서는 레이저를 이용한 제모시술만을 하고 있다. 주로 여성의 제모시술을 하고 있지만 특이하게 남자 얼굴의 제모도 병행하고 있고 있다. 남자 얼굴 제모의 경우는 수년 전부터 영구적으로 제거되는 털이 80%가 넘지 않으면 환불을 하고 있다. 이런 환불정책은 병원 홈페이지에 자세히 공개되어 있는데 며칠 전 한 환자분에게 “효과가 떨어지면 환불을 해준다고 되어 있는데 정말로 환불을 해주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저자의 답은 무미건조하게도 “네”이고 이런 답을 하면서 “왜 공개된 홈페이지에 남자 수염 제모는 영구적인 효과가 떨어지면 환불을 해드린다고 자세히 적혀 있는데 그게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게 되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무리 정확한 용어로 명확하게 설명을 하여도 신뢰가 없으면 소통이 없다는 것, 나 혼자 신뢰를 쌓는 노력을 해도 속해 있는 집단의 신뢰도가 어느 정도는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의료는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는 여러 분야 중의 하나로 정치나 법, 교육과 같이 매우 높은 신뢰도를 요구한다는 것은 우리 의사들 중에서 모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평균치 정도의 신뢰도를 만족시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우리 의료계에 퍼져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때가 있다. 아무리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하여도 곧이듣지 않는다”가 만연해도 의료계만큼은 콩 심은데 콩 나는 앞뒤가 일치하는 신뢰받는 분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 환자와 의사, 더 나아가 사회와 의료계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제이엠오피부과
고우석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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