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통해 빈민가 아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베네수엘라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구미에도 엘 시스테마를 만들어가는 곳이 있다. 바로 ‘오케스트라 다섯손가락’. 강동지역의 5개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연합해 만든 오케스트라단이다.
음악 통해 아이들 변화해
지난 12월 25일 진평초등학교 강당에서 초등생 2학년~중학생 2학년 3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다섯손가락의 바이올린 연주회가 있었다. 늘 자신을 숨기는데 익숙했던 아이들은 무대에서 숨겨진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선보였다. 1년 동안의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은 이젠 음악을 즐길 수 있고 자신의 꿈도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아이들로 변해있었다.
한 아이는 “연주회를 하고 나서 부모님께 처음 칭찬을 들어보았다”고 기뻐했고 또 다른 아이는 “혼자는 자신 없지만 구성원이 되어서는 잘 할 수 있다”며 학교 합창단에 참여해 발표회를 갖기도 했다고 한다.
다섯 손가락으로 악기 연주
강동지역의 5개 지역아동센터(꿈터?새길?열린?인의?정금)는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은 물론 자아발견과 자존감을 키워보자는 데 공감하고 2012년 3월, 30여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다섯 손가락을 결성했다. 다섯 손가락은 5개의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한다는 의미와 다섯 손가락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아이들이란 두 가지 뜻이 담겨있다.
프로그램 운영을 맡고 있는 사무국 새길지역아동센터 김혜영 복지사는 “아이들이 예쁜 손가락으로 게임이나 음란물만 접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며 “다섯 손가락으로 악기를 연주하면 더 예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섯 손가락은 새길 지역아동센터에서 6명의 아이들이 7년 동안 운영해왔던 바이올린 프로그램이 시작이 돼 탄생했다.
지역 네트워크화 확대
자신감이 부족하고 늘 인상만 쓰던 아이들 하나의 소리를 내는 데는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특히, 다른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하다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공동체교육과 봄 소풍, 조별연습을 통해 처음엔 서로 경계만 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친해져 형과 누나 사이가 되어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면서 성장해갔다.
“음악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성취감을 느끼고, 학습에도 충실한 아이로 변해가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김 복지사는 “오케스트라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악기가 많이 부족하고 강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3년에는 인근 진평 초?중등학교와 YMCA청소년지원센터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 발전시킬 예정이다”며 “지역의 민?관?학교가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위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지역공통체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안정분 리포터 bu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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