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꼭 해야지’ 하고 결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가계부 쓰기이다. 꾸준히 작성하면 풍성한 소득을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은 결심과는 달리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다. 성공적인 가계부 작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살펴보자.
첫째, 완벽하게 쓰려는 욕심은 버리자
안양에 사는 전업주부 나편해(가명, 36) 씨. 매년 새해계획으로 가계부 쓰기를 결심했지만, 결과는 늘 실패였다. 10원 한 개까지 꼼꼼하게 적어야 하는 점이 스트레스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런 나편해 씨가 지난해 처음으로 가계부 쓰기에 성공했다. 방법은 간단했다. 완벽하게 쓰려는 생각은 버리고 나 씨가 주로 사용하는 생활비만 기록했다. 금액도 1000원 단위로 끊어 쉽게 작성했다. 나 씨는 자신의 방법에 대해 “간편하게 어디에 얼마를 지출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가계부 작성 경력 10년 차인 의왕에 사는 왕심플(가명, 43) 씨도 “처음부터 잘 쓰려는 욕심을 버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왕심플 씨는 “지출항목도 너무 세분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 집착하다 보면 금세 포기하기 쉽기 때문이다. 야심차게 가계부 작성을 시작했지만, 며칠 밀렸을 경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왕심플 씨는 “생각나는 몇 가지만 기록하고 나머지는 공란으로 비워두는 것”을 추천했다. 빼먹은 며칠로 고민하기보다 앞으로 꾸준히 지출의 흐름을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목적을 먼저 정하자
가계부 작성이 흐지부지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목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돈을 절약해야 하고 모은 돈으로 무엇을 한 것인지에 대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결혼, 출산, 주택 구입 등의 장기 목표부터 여행, 가전제품 구입 등 단기목표를 세우면 돈의 수입과 지출을 파악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40대 회사원 알뜰해(가명) 씨는 결혼 이후 9년간 빠짐없이 가계부를 작성했다. 목적은 하나, 집의 평수를 늘리는 것이다. 알뜰해 씨는 “돈을 모아서 이사 갈 생각을 하니 커피 한 잔 값이라도 더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단기 목표액 달성 시 포상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과천에 사는 20대 회사원 명품좋아(가명) 양은 매달 지출 상한선을 정해놓는다. 명품좋아 양은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결산해서 목표액을 채우면 가방이나 신발 등 평상시 꼭 갖고 싶었던 것을 산다”며 “아낀 돈으로 원하는 것을 사고 나면 다음에도 꼭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연초의 가계부 작성의지를 다시금 불태우고 싶다면, 지금 당장 가계부 앞면에 목표부터 커다랗게 적어보자.
셋째, 다양한 방법으로 쓰자
가계부를 잘 쓰고 싶다면 꼭 틀에 박힌 가계부를 써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리자. 의왕에 사는 가계부 경력 30년 차 열심히(가명, 66) 씨의 가계부는 다름 아닌 달력이다. 열심히 씨는 “달력에 생일을 적다가 지출 사항을 같이 적기 시작했다”며 “집안 대소사며 아이들 행사가 기록된 달력은 늘 확인해야 해서 가계부를 쓰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는 사용내용을 발행해서 가계부에 붙여 놓으면 편리하다. 20~30대에서는 스마트폰 가계부를 많이 쓴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바로바로 기록할 수 있어 잊어버리기 쉬운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카드 사용내용을 문자로 받은 후 해당 사항을 복사해 스마트폰 지출란에 바로 기록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인터넷 가계부는 월별. 연도별 수입과 지출명세를 파악할 수 있어 유용하다.
넷째, 가족이 함께 가계부 쓰기에 참여하자
안양에 사는 포기해(가명, 39) 씨는 2013년 가계부 쓰기를 벌써 포기했다. 우연히 남편이 술집에서 쓴 카드내용을 본 직후다. 포기해 씨는 “나만 절약하면 뭐하나. 두부 한 모, 파 한 단까지 빠짐없이 열흘 동안 쓴 내용보다 남편이 한 방에 술값으로 날린 돈이 더 컸다”며 씁쓸해했다. 가계부 쓰기에 성공하려면 부부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가계부가 한 사람의 숙제로 전락하거나 한쪽만 절약한다면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약할 항목과 꼭 사용해야 할 항목을 부부가 함께 선정해야 지속적인 가계부 작성이 가능하다. 아이들은 전체 수입과 지출 내용을 설명해주고 용돈기입장을 작성하게 하는 것도 좋다.
다섯째, 분석은 꼼꼼하게
가계부 쓰기가 익숙해졌다면 반드시 분석이 필요하다. 이유 없이 지출이 클 수는 없다. 가계부를 꼼꼼하게 살펴보면 불필요한 지출이 보이기 마련이다. 항목별로 따져보면 현황파악이 쉽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가정의 합리적인 재테크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분석이라고 말한다. 분석을 통해 더 줄일 수 있는 항목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정해진 소득을 언제 어디에 나누어서 사용할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