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친환경’ 등 친숙한 단어들. 요즘은 유기농 먹거리 구입도 어렵지 않고, 간단한 유기농 먹거리는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친환경 먹거리를 고집하는 엄마들은 믿고 살 수 있는 전문 매장을 찾게 된다. 최근에는 생협(생활협동조합)매장이 곳곳에 생기면서 생협이 먹거리뿐 아니라 마을모임이나 동아리 활동공간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지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안양율목생협의 교육문화공간 ‘이랑’을 리포터가 직접 찾았다.
도서관, 모임장소에서 교육강좌까지… 다목적 문화공간 ‘이랑’
의왕시 내손동 아파트 단지 사이로 ‘자연드림’ 매장이 눈에 띈다. 언뜻 보기에도 장보러 온 주부들로 분주하다. 3층으로 발길 옮겨 안양율목생협 교육문화공간인 ‘이랑’을 찾았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이들의 맑은 목소리 “개를 여나문이나 기르되 요 개같이 얄미우랴/ 미운님 오며는 꼬리를 훼훼……” 아이들 열댓명이 소리 높여 시조를 암송하고 있었다. 아하! 시조 강좌가 있는 날이구나.
안양율목생협은 방학을 맞아 초등학생과 청소년을 위한 인문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생은 논어와 시조를 직접 쓰고 외워보고, 청소년은 공자·맹자 등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들이 쓴 글을 읽고 나눈다.
안양율목생협의 강윤경 이사는 “고전인문 강좌는 율목생협의 인기강좌로 매 시간 인원이 넘친다”며 “인문학 강좌 외에도 우리밀 케이크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강좌가 운영된다”고 말했다.
율목생협 강좌는 생태, 식생활 등 협동조합의 취지에 맞는 강좌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요청에 따라 자녀교육, 인문강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12년에는 140회의 강좌를 진행해 총 3300여명의 인원이 참가했다. 강 이사는 “강의 만족도도 높고 비조합원의 참가수도 증가하고 있어 일회성 기획 강좌 보다 심층강좌로 교육을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월에는 ‘초등 1학년 엄마의 12달’의 저자인 김혜원 씨의 강좌도 마련되어 있다.
안양율목생협의 교육문화공간인 이랑은 평소에는 책을 읽는 도서관으로 조합원들의 마을모임이나 동아리모임을 하는 장소로, 강좌가 있을 때는 교육공간으로 사용된다. 때로는 음악회나 연주회, 발표회 등을 하기도 한다고.
생산에서 소비까지 꼼꼼 체크… 먹거리 걱정 끝!
생협이 그 활동을 넓혀가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다. 율목생협에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환경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보장 받기 위해 생협매장인 ‘자연드림’을 이용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율목생협은 신입조합원 교육을 통해 조합활동을 소개하고 마을모임이나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 이사는 “2012년 말 현재 조합원수 4500여명에, 32개 마을 모임과 12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며 “단순 소비자를 넘어 협동조합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율목생협 조합원은 다른 생협과 달리 3만원 기본 출자금 외에 매달 1만3000원의 조합비를 낸다. 조합비는 농산물 물가 폭등을 대비한 가격안정기금 적립 등 조합 살림살이에 사용된다. 그래서인지 율목생협은 조합원들의 충성도가 높고 조합운영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3호점인 자연드림 오전점이 문을 여는 등 지역에서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율목생협은 친환경먹거리외에에도 친환경급식운동, 식생활교육, 공부방 지원 등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안양·의왕지역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연대해 새로운 의료생협을 준비 중이다. 친환경먹거리에서 시작해 이웃, 지역과 함께하는 건강한 소비자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양의왕지역에는 안양율목생협외에도 친환경먹거리를 제공하는 생협이 꽤 여러 곳 있다. 유기농이나 친환경 먹거리 구입에 관심있는 소비자라면 주변의 생협매장을 찾아 자세히 살펴봄직하다. 온라인주문도 가능하다.
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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