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맞은 전통시장 나들이
"설 제사 용품, 전통시장이 더 싸요!"
한파에도 활기 넘쳐… 마트보다 30% 저렴
설 명절을 앞두고 요즘 전통시장은 대목을 맞았다. 지난 27일 오후 설 연휴를 2주 앞두고 명절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안양 중앙시장을 둘러봤다.
한파가 절정인 매서운 날씨에도 시장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상점은 물론 시장길 중앙으로 늘어선 노점에서까지 녹두전 동태전 산적 동그랑땡 갖가지 전들이 부쳐지고 있고 생선가게에는 평소보다 물이 좋고 큰 조기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모락모락 김나는 새하얀 가래떡과 색깔 고운 한복들이 명절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실감나게 한다.
설 명절 분위기 물씬~
노점에서 초등학생 딸과 함께 모듬전을 먹고 있던 강순덕(42 비산동)씨는 “작년 설 때는 명절 이틀 전에 장을 보았더니 가격이 너무 올라서 올해는 조금 서둘러 장을 보러 나왔다”며 “전 냄새가 너무 고소해 장을 보기도 전에 아이와 함께 먹기부터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강 씨는 또 “오랜만에 전통시장을 찾았더니 아이가 너무 재미있어 한다”며 “명절에는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어 항상 전통시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생선 가게 앞에서 조기를 들어 무게를 가늠하던 김기순(58 안양1동)씨 역시 “매년 중앙시장에서 차례 상차림을 준비한다”며 “공산품은 몰라도 농수산물은 전통시장이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김 씨의 말처럼 최근 한 단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설 차례상을 준비할 경우 각각 21만원과 30만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약 30%(9만 1000원) 저렴한 셈이다.
실제 리포터가 안양 중앙시장과 대형마트의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중앙시장에서는 400g 기준 고사리 3000원 도라지 4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평촌 이마트에서는 고사리와 도라지가 모두 100g에 258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원산지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400g이면 1만원이 넘는 가격이니 서민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또한 제수용 과일의 경우 마트에서는 배 2입 가격이 1만2980원으로 5개 구입시 배 값만 3만2450원이 든다. 사과 5개는 2만2250원이었다. 하지만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서는 배 5개에 1만7000원, 사과 5개 7000원으로 마트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채소와 과일은 물론 수산물과 축산물도 대형마트와 비교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조기는 한 마리에 5000~9000원선이며 한우 국거리는 600g에 1만2000원, 안심 2만원, 등심 3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설 명절에 빼 놓을 수 없는 가래떡은 10kg에 4만원,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 낸 모듬전은 400g을 3000~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보통 800g 정도면 차례상에 올릴 수 있는 양으로 충분하다고. 이외에 무가 1개 1000원, 두부 1모가 1∼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전통시장을 선호하지 않았던 주부들도 마음 놓고 장을 볼 수 있도록 각 품목마다 원산지를 표시해 놓았다. 과일, 나물, 생선, 고기류 등 원산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주부들은 원하는 원산지의 식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마다 찾는 재미가 다른 안양의 전통시장
한편 안양에는 중앙시장을 비롯해 총 5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안양1번가 가까이에 자리잡은 중앙시장은 야채, 과일, 건어물 등 식품 업종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의류, 한복, 생활잡화도 준비되어 있다. 순대골목과 김밥골목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중앙시장 맞은편에 있는 남부시장은 진입로 양쪽에 야채, 과일, 수산물 등의 소매상들이 늘어서 있다. 특히 이 곳은 신선한 청과류와 신선한 채소를 자랑하고 있으며 좋은 해산물과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어 단골 고객들이 많다. 박달우회도로와 박석로 사이에 자리잡은 박달시장은 과일, 야채, 생활잡화를 취급하며 쌀집, 생선, 반찬가게, 정육점, 방앗간 등 서민들에게 필요한 모든 품목이 구비되어 있다. 전통을 자랑하는 순대국밥집, 저렴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노점 튀김집이 있고 최근에는 시장 골목길의 담장벽화가 알려지면서 예술이 있는 전통시장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호계동 좁은 길목을 따라 형성된 호계 시장은 다양한 생활잡화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관양동은 두부와 떡집, 맛있는 반찬가게가 많기로 유명하다. 특히 시장 위쪽으로는 3∼4개의 분식집이 나란히 있어 잔치국수 떡볶이 튀김 등 전통시장을 찾는 재미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재미있는 설 이야기
“설날의 어원과 유래에 대해 아시나요?”
야호~,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왔어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노래도 부르고 웬지 마음이 설레요. 뛰는 물가에 어려운 가정 경제, 설 차례상을 어떻게 장만할지 걱정이 많지만 그렇다고 연중 한 번인 설날이 좋지 않을 수는 없지요. 고향가는 차 안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면 좋을 설 이야기를 준비해 봤어요. 바로바로 설날의 어원과 유래!
설날의 어원
설이란 새해의 첫머리란 뜻이고 설날은 그 중에서도 첫날이란 의미를 지닌답니다. 설날의 어원에 대해서는 세 가지 정도의 설이 있어요. 우선 ‘낯설다’라는 말의 어근인 ‘설’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설날은 ‘해에 대한 낯설음’이라는 의미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날’이란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해요.
설날은 또 ‘선날’ 즉 개시(開始)라는 뜻의 ‘선다’라는 말에서 ''새해 새날이 시작되는 날'' 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이 ‘선날’이 시간이 흐르면서 연음화되어 설날로 와전되었다는 설이지요. 세번째는 설날을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답니다. 이는 설날을 한자어로 신일(愼日)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요. 신일이란 ‘삼가고 조심하는 날’이란 뜻, 완전히 새로운 시간 질서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의 모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하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생긴 말이랍니다. 여기서 잠깐, 역사 또는 국어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요. 설날은 원일(元日) 원단(元旦)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세시(歲時) 연두(年 頭) 연시(年始) 등의 한자어로도 불린답니다.
설날의 유래
본래 설날은 조상 숭배와 효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어요. 먼저 간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 하는 아주 신성한 시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요.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기도 하는데요. 바로 도시 생활과 산업 사회에서 오는 긴장감과 강박감에서 일시적으로나마 해방될 수 있는 즐거운 시기라는 의미를 함께 지니게 되었죠.
국가적으로도 설날은 아주 의미 있는 날이랍니다. 국민 대부분이 고향을 찾아 떠나고, 같은 날 아침 차례를 올리고, 또 새옷을 즐겨 입어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보내며 우리는 같은 한국 사람이라는, 같은 한민족이라는 일체감을 가지게 되는데요. 공동체의 결속을 강하게 한다는 점에서 설날은 명절 이상의 기능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설이 언제부터 우리의 명절이 되었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고 해요. 중국의 역사서에 신라인들이 아침에 서로 하례하며 왕이 잔치를 베풀어 군신을 모아 회연하고 이날 일월신을 배례한다는 기록이 있고요. 3세기에 나온 중국 사서의 제천의례에 대한 기록에서 설의 근거를 찾아볼 수도 있답니다.
설 명절 고향 잘 다녀오시고요.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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