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수학교육 선진화방안’과 변화하는 수학교과서가 말하듯 수학은 단순한 계산능력보다 사고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해간다. 당장 2013학년도부터 개정된 교과서로 공부하게 될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사고력 수학, 스토리텔링 수학 같은 용어에 마음이 더욱 분주하다.
주위에 보면 “사고력 수학을 따로 시켜야 하나?”, “시키려면 언제가 좋은가?”를 고민하는 엄마들부터 학습지로 접할지 학원을 보내야 하는지 비교하는 엄마들까지. 정도만 다를 뿐 사고력 수학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요즘 유치원생부터 초등 저학년 엄마들 사이의 핫이슈인 사고력 수학에 대해 알아보았다.
Q1. 사고력 수학이란 무엇인가요?
사고력 수학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학교육이다. 선생님이 학습자에게 방법이나 공식을 설명해주고 연습을 반복해서 시키는 수학 공부가 아니라 원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이 계발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말 그대로 사고력을 키워주는 수학교육 방법을 의미한다.
때문에 사고력 수학 공부는 학습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고력을 키워주기 위해 직접 체험해보게 한다거나,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하게 한다거나 또는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도록 하는 과정들을 사용한 학습법인 것이다.
원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유․초등 아이들의 인지발달에 맞추어 학습의 매개체로 사용하는 것을 ‘활동’이라고 하는데, ‘활동’은 교구, 게임, 토론 등을 모두 통칭한다. 이를 통해 학습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뿐 아니라 ‘활동’의 참여로 수업을 스스로 주도하게 된다.
Q2. 사고력 수학은 왜 필요하며,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수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이자 합리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동시에 21세기 인재가 갖춰야할 사고력과 창의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과목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에서도 수학교육에서 사고력과 창의력을 강조하고 있다.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자는 것이 사고력 수학이고, 사고력이 좋으면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의 성적도 올릴 수 있다. 어릴 때 사고력 수학을 통해 수학의 참된 즐거움을 발견하고 내공을 확실히 쌓으면 중학교, 고등학교 수학도 별로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다.
Q3. 그렇다면 사고력 수학과 일반 수학은 어떻게 다른가요? 요즘 사고력 수학과 더불어 창의력수학이나 스토리텔링 수학이란 용어도 자주 들리는데, 이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사실 교과수학, 사고력수학, 스토리텔링수학 모두 내용적인 측면에서 ‘수학’을 다루기 있다는 것은 같다. 차이점이라면 수학공부를 하는 방법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과수학은 공식암기 및 문제풀이 중심으로 그 동안 진행해 온 반면, 재미있는 소재와 수업방식으로 학생들의 흥미를 고취시키고 다양한 문제나 상황들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발견 또는 탐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고력수학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고력 수학에서 다루는 문제를 일반 수학과 비교해보면, 복잡하게 꼬아놓은 문제, 풀이과정이 복잡한 문제를 지양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문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같은 심화 문제라 할지라도 말의 뜻을 해석하는 것이 힘든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것에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는 문제를 다룬다.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다면 풀이과정이 간단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창의력 수학이나 스토리텔링 수학과 비교를 하자면 사고력 수학은 좀 더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학습 방법과 재료를 어떻게 하는 것이 수학을 좋아하게 하고 수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에서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응용, 심화 단계에서 창의력이 필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수학의 역사나 생활 속 수학 등을 다루게 된다.
Q4. 사고력 수학, 어느 시기에 접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고력 수학의 시기는 본격적으로 수학 공부를 시작하는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면 된다. 즉 아이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은 논리적 사고가 필요한 학문인데, 인지발달이론 등에서도 나타나듯이 논리적 사고가 가능해지는 6~7세에 사고력 수학을 시작하는 것이 적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부터 수학의 여러 가지 영역을 접하게 하면서 나선형식 순환학습을 하면 좋다.
또한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에도 이미 사고력을 측정하거나 응용하는 문제들이 쏙쏙 등장하고 있다. 개인의 성향이나 수준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기 시작하기 전, 수학적 사고가 고착화되기 전인 초등 때에 접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Q5.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볼 때, 어떻게 사고력 수학에 접근하면 좋을까요?
학원이나 시중에 사고력 수학 교재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사고력 수학이 수학문제만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는 다양한 독서와 표현도 중요하며, 아이의 수학적인 생각과 논리를 받아 주고 발전시켜 줄 학부모의 역할도 필요하다. 또한 한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답을 내었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공부하면서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를 찾아보고 고민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교구 활동이나 수학동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퍼즐이나 게임과 같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으며 보이지 않게 경쟁심을 부추길 수 있는 방법들도 효과적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낮은 단계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다.
초등 저학년 교과는 아무래도 연산 학습에 치중하고 있는 경향이 있으므로 문제집을 고르더라도 생각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지를 비교해보고 속도와 연습보다는 사고력과 문제의 해결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을 다루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이의 학습플랜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된다.
Q6. 수학을 어려워하거나 수학적 감각이 부족해 보이는 아이의 경우, 사고력 수학이 수학을 더 어렵게 느끼게 하는 원인은 되지 않을까요? 이런 아이들도 사고력 수학을 시키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들의 수학실력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가 몇 가지 있는데, 첫째 계산을 잘하는 것이 수학을 잘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과 둘째, 문제해결을 잘 하는 것이 수학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학교과 과정의 대부분이 사칙연산관련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을 그려라’, ‘이유를 말해봐라’와 같은 문제보다는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들 이 더 많이 출제되어 왔다.
사고력 수학에서는 수학의 전 영역을 소재로 하여 다양한 활동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학생들일지라도 연산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자신의 수준이나 실력을 발견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해가는 과정을 통해 수학적 사고능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사고력 수학이 똑똑한 아이들을 뽑아서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수학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하게 하고 더 잘하게 할 것인가에 목표를 둔다. 따라서 사고력 수학의 프로그램을 수학 수준으로만 보면 어려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부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기본 개념학습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생각을 요하는 내용을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얻게 되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학적으로 다른 학생에 비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기본 개념학습을 어떻게 보충해 줄지를 생각해야한다. 수학적으로 부족하다고 해서 연습에 더 투자하고 반복하는 것은 잘못된 학습법이다.
Q7. ‘사고력 수학은 결국 선행이다. 아이들에게 학습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라고 말하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과연 그런가요?
물론 아니다. 부모님들의 오해는 아무래도 사고력 수학도 선행학습과 같이 일정한 진도를 소화해야만 한다는 생각과,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치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고력 수학은 방법의 차이이다. 또한,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의 학습과정이라 할 수 있다. 빨리빨리 해결하는 것보다는 오래도록 생각해보고 단계적으로 접근하여 다양한 방법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력 학습에서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위한 어느 정도의 적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계에 도달한 후에야 비로소 사고력 수학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과 부모님들은 사고력 수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방법 때문에 학습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사고력 수학은 원리를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보다는 빠르거나, 내용에 따라서는 학교의 교과서와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또 학습단계상 응용, 심화가 목표인 교재를 공부하는 과정은 선행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심화를 하는 과정은 선행 자체가 목표가 아니고 기본개념을 깊이 있게 다루는 과정에서 수학체계상 위에 있는 과정을 넘나들게 된다. 또 학습위계상 한 가지 내용을 배우게 될 때 앞선 개념을 잘 다지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음에 나올 개념으로 확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Q8. 생활 속에서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왜?’라는 질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왜 그렇게 되는지를 분명하게 알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고 생각을 표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많은 질문을 잘 받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끔 수학학습은 수학학원에서 하고 집에서는 수학이야기를 꺼내기는커녕 수학문제에 대한 질문도 하기 힘든 분위기인 가정을 보면서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이밖에 비교적 간단히 실행에 옮겨 볼 수 있는 방법들도 다양하다. 계획 세우기(여행이나 캠프 등을 갈 때, 직접 계획을 세워보게 한다. 거리, 비용, 시간 등을 고려해 이동 경로를 짜보게 한다거나 기간 내에 필요한 물건을 계획에 따라 준비 또는 구매해 보게 한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수학적 요소 찾고, 이야기하기(수학과 관련된 요소들을 가능하면 많이 찾아보게 한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기호나 그림으로 나타내어 보거나 직접 말로 설명하게 한다.), 책을 읽은 후에 스토리텔러 되어보기(책을 읽은 후 감상문을 바로 적게 하기보다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이 책을 쓴 이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가장 중요한 점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하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 직접 글로 표현해보는 것도 좋다.), 호기심 수첩 만들기(생활 속에서 문득 떠오르게 되는 호기심들을 별도의 수첩에 기록하게 한다. 정말 궁금하고, 탐구해보고 싶은 내용들을 1주일 동안 기록하게 하고 주말을 이용하여 인터넷이나 사전, 서적 등을 활용하여 직접 탐구해보게 한다. 해결이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적절한 힌트를 주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식탁 토론(하루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공통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해 본다. 이때, 아이의 생각을 묻고 그것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스토리텔러 되어보기’나 ‘호기심 수첩 만들기’의 내용을 함께 고민해 보아도 좋다. 표현이 다소 서투르다면 다시 한번 설명해 달라거나 동생에게 설명하듯이 더 쉽게 설명해 보이도록 한다.)
도움말: 소마사고력수학 연구소장 천종현, CMS대치영재교육센터 <사고력관> 원장 이종철
박혜준 리포터 jenn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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