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태장주공 4단지 아파트에서 ‘꿈터 공부방’ 개소식을 가졌다는 소식에 태장주공아파트를 찾았다. LH(대한주택공사)의 후원을 받아 마을기업 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만들어진 공부방은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관리사무소 맞은편에 위치한 소장실과 창고를 개·보수해 만들었다. 주민들과 아이들이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배움터 ‘꿈터공부방’ 그 시작이 궁금해 알아보았다.
●꿈터 도서관을 전신으로
꿈터 공부방의 전신은 원래 위스타트와 관리사무소가 협약을 맺어 운영하던 꿈터 도서관이다. 교육, 문화, 생활면에서 열악한 태장동의 여건 상 꿈터 도서관은 마치 작은 문화센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주부들을 위한 가죽 공예 강좌를 통해서 일자리 창출을 하기도 하고, 태장동 일대의 아이들에게 벨리댄스, 요가, 바둑 등의 강좌를 열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러던 중 가죽공예를 배운 주부들이 하나둘 씩 작품을 만들게 되고, 그것을 판매하던 중 몇몇 주부들의 아이디어로 좀 더 사업을 확장시키기로 했다.
이런 주부들의 소망은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LH에서 후원하는 사회공헌사업에 서류를 제출하게 했고 전국에서 8번째로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어 1억3천만원을 후원받게 됐다.
● 배움의 열망이 담겨있는 곳
꿈터 마을사업은 크게 주민창업 지원사업, 주민교육 지원사업, 마을공동체 조성사업, 주민돌봄 지원사업 등 4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처음의 시작은 도서관에서 가죽공예를 배운 주부들의 작은 소망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사업이 진행되면서 LH사회공헌 담당자들이 주민교육지원 사업의 하나인 공부방 사업도 함께 추진할 것을 권유해 사업계획서를 내고 지원을 받기에 이르렀다. 조미화 운영위원장은 “처음 꿈터 도서관에서 지행하던 프로그램은 다른 아파트나 주택의 주민들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으나 LH의 후원을 받으면서부터는 주공4단지 주민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그동안 이용하던 주민들의 아쉬움이 컸다”고 전했다.
●사랑방에서 재능기부를
꿈터 공부방 오전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주부들이 활용한다. 요일별로 소모임 및 성인강좌를 실시한다. 손뜨개나 반찬 만들기 시간은 주부들 중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기부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재료비는 각자 부담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리본아트나 강사가 필요한 수업은 수강료 2만원에 재료비 5천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수강할 수 있어 주부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조미화 운영위원장은 “태장동에 의외로 숨은 재주꾼들이 많다. 자신의 재능을 흔쾌히 기부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해 주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기업임을 실감하게 했다.
●엄마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워
오후 프로그램은 학교를 일찍 마치는 저학년이 첫 시간을 연다. 엄마가 직장에 있어 간식을 챙기기 어렵고 적절하게 돌봐줄 곳이 없는 아이들이 알림장을 보고 숙제를 한다든지 예습 복습을 통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월 5만원이면 한 살림에서 구입한 유기농 재료들로 만든 간식도 제공 받는다.
4시가 되면 초등학생을 위한 강좌가 두 공간에서 열린다. 찰흙조형활동, 스피치, 아동미술, 수채화그리기, 신나는 과학교실 등의 강좌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세대학교 와이즈캠프에서 실시하는 신나는 과학교실을 제외한 모든 강좌는 월 2만원씩 회비를 내고 배우면 된다.
꿈터 실무자 김근실 교사는 “만원은 강사비로 만원은 실무자들의 보수로 지급될 예정이다. 강사료가 적어 거의 기부 수준”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오후 5시에서 7시까지는 부모님들이 퇴근할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종일반을 마친 유아들을 위한 돌봄 교실로 운영한다. 가까운 곳에 야간 보육하는 곳이 흔치 않아 고민하던 학부모들에게 안심하고 맡길만한 돌봄 공간과 선생님이 생긴 것이다.
●아동센터로 변질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
마을기업은 물론이고 꿈터공부방 운영과 관리 등 모든 일들은 4단지 주민들이 책임진다. 꿈터 김근실 교사는 “자문위원으로는 꿈터 총괄책임자이자 위스타트 원주마을센터 전미선 센터장과 소꿉마당 박꽃 원장님이 도움을 주고 있다. 그 외 모든 운영위원들은 4단지 주민으로 이루어져 있어 모든 일이 위원회의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며 “보통 운영이 어려워지면 아동센터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문의 : 742-7941(꿈터 공부방)
최선미 리포터 ysb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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