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라서 키가 잘 크지 않는 것 같고 체력도 더 약한 것 같다고 걱정하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한약과 관련해서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어릴 때 한약을 먹으면 나중에 비만체질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약을 먹어서 살을 찌우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며, 한약에 살을 찌우는 특별한 약이 있거나 또는 살찌는 체질로 바꿔 주는 특별한 성분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비위가 좋은 아이들에게 무작정 체질에 관계없이 비위를 보강하는 한약을 먹이는 경우에 위와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임상에서 마른 아이들을 진료해 보면 다 똑같은 체질이나 유형이 아닌 것을 알게 됩니다. 즉 먹는 것이 적어서 마른 아이가 있는가 하면 먹는 양에 비해 살이 안찌는 아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한방에서는 이 두 유형의 아이들을 구분하여 치료하고 있으며, 체질 또한 다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자처럼 먹는 양이 어릴 때부터 적은 아이들은 비위가 약한 아이들로 사상체질로는 소음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체질의 아이들은 먹는 양도 적지만 소화력 또한 약하여 음식을 통한 영양분이 근육이나 뼈와 같은 우리 몸의 구성 물질로 만드는 효율이 떨어지면서 마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 체질의 아이들은 활동량이 적은 편이어서 근육이나 뼈의 발육을 위한 운동자극이 적기 때문에 살이 더욱 찌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체질의 아이들은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황기 같은 비위를 보강하면서 원기를 돋아주는 한약들을 써서 근육과 뼈의 발육을 도와 살이 찌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먹는 양에 비해 살이 찌지 않는 아이들은 음허양성한 경우로, 체질로는 소양인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요즘말로 먹는 양에 비해서 운동량이 많고 기초대사량 또한 높은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음을 돋우는 약물인 숙지황 당귀 백작약 산수유 같은 약물들로 살이 찌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체질에 관계없이 유전적으로 살이 안찌는 체질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식사를 제대로 하면서 성장 발육이 정상적이라면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감기나 장염을 심하게 앓고 나서 체중이 많이 빠지고 식욕도 떨어져 있다면 너무 늦지 않게 체력을 보강하면서 비위를 보강해 주는 것이 필요하며, 오랫동안 그대로 두게 되면 성장발육이 왕성한 어린아이들에게는 나중에 보상하기 어려운 중대한 손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경희해맑은한의원 강상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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