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책> ‘타워’

최악의 화재 참사 속 감동 스토리

지역내일 2012-12-28

어깨를 잔뜩 움츠리게 하는 쌀쌀한 연말연시에 영화 ‘타워’가 우리 몸과 마음에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는다. 성탄절에 맞춰 훈훈한 감동이나 오락적인 재미가 아닌 사투를 벌이는 재난영화의 개봉, 자연스러운 어울림은 아니다. 그런데 영화 ‘타워’는 관객들을 점점 긴장과 몰입, 그리고 진한 감동 속으로 몰아넣는다.


과도한 욕망이 부른 참사 현장 속 처절한 사투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상징하는 마천루 ‘타워스카이’가 여의도에 들어섰다. 리버뷰와 시티뷰 두 개의 건물이 70층에서 구름다리로 연결된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는 108층의 위엄을 자랑하며 인근의 63빌딩을 무색케 하는 영화 속 가상공간이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꿈꾸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의 상징인 그곳에서 가장 불행한 화재 참사가 일어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위해 불안정한 기상 상태에도 불구하고 헬기를 동원해 인공눈을 살포하면서 벌어진 재해, 바로 인간의 과도한 욕망이 부른 참사였다. 
타워스카이에 상류층 군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피눈물보다 제집 강아지의 안위를 더 걱정하는 비인간적인 입주자에서부터 로또에 당첨된 어설픈 입주자까지 다양한 상류층이 존재하지만, 그곳을 일터로 삼아 소소한 일상과 행복을 꿈꾸는 평범한 사람들도 존재한다. 영화는 바로 이 마천루 속 소시민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를 전개한다.


리얼하게 담아낸 가상공간과 배우들의 열연
영화 속 가상공간은 세트 촬영에 컴퓨터 그래픽이 더해져 리얼하게 연출되었다. 지난해 그래픽으로 실망감을 안겨줬던 김지훈 감독의 3D 영화 ‘7광구’를 떠올린다면 ‘타워’의 그래픽은 한층 발전해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들의 절규 장면이나 소방관들의 건물 진입과 발화점 진화 장면 등은 기대 이상으로 실감나게 구현되었다.
배우들의 열연은 영화가 뿜어내는 불길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이 돋보인다. 시설관리 팀장인 순진한 싱글 대디 이대호(김상경)와 그의 딸 하나, 대호가 짝사랑하는 푸드몰 매니저 서윤희(손예진), 그리고 직장 동료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여기에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해 뛰어든 소방대장 강영기(설경구)와 소방대원들(김인권, 도지한 외)은 화재와 함께 붕괴, 폭발로 이어지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상황에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화마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영화는 보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지금도 화마(火魔)와 싸우고 있을 소방관들을 위해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강력한 재해와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다양한 본성을 드러낸다.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자신과 가족의 안위만을 추구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사지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더 큰 인간애를 실천하는 사람.
갑작스런 대형 화재로 결혼 후 처음인 아내와의 데이트 약속을 뒤로한 채 소방차에 뛰어오른 소방대장 강영기는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희생의 길을 선택한다. 냉철하고 숭고한 선택이었지만 죽음에 직면했을 때 그가 보이는 나약한 모습은 보는 이의 가슴을 더욱 울린다. 모처럼의 비번으로 아내와의 소박한 행복을 꿈꾸던 그날, 그는 욕망의 상징인 타워스카이와 함께 매몰된다. 연말연시를 맞아 영화 ‘타워’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사지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희생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화마와 싸우고 있을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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