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림의 원인은 크게 위산과다와 위산 부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위산 부족인가, 위산 과다인가?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풍경이다. 특별한 병은 없는데 항상 피곤하다고 했고, 안색은 거의 잿빛에 가까울 정도로 안 좋았다. 상담을 해보니 만성 소화불량과 속 쓰림으로 몇년간 제산제와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을 먹고 있다고 한다. 위산은 강한 산성으로, 위장에서 음식을 삭혀 소화시키며 음식과 함께 들어오는 박테리아와 기생충을 죽인다. 췌장과 담낭에 소화효소와 담즙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내 음식이 장에서 소화가 잘되도록 돕는다. 또 위산은 소장, 대장에 살고 있는 좋은 균들을 살린다. 이 균들은 산성을 좋아해 위산이 있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위산을 몇년간이나 억제해왔다니! 많은 사람이 소화가 안 되고 속이 쓰리면 원인과 상관없이 무조건 제산제나 위산 억제제부터 찾게 되는 현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속쓰림은 위산이 과다분비될 때에도 염증으로 발생하지만 반대로 위산이 적게 분비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만일 치료를 위해 제산제를 한달 이상 복용해도 전혀 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오히려 소화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는 위산부족(담적)에 의한 속쓰림을 의심해봐야 한다.
내가 위산과다인지 위산부족인지 가늠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공복에 속이 쓰리면 위산과다, 식후에 속이 쓰리면 위산부족일 가능성이 많다. 식당에서 생선회, 냉면, 샐러드 같은 찬 음식을 먹고 설사를 한다면 위산 부족이다. 청결하지 못한 식당의 주방기기, 채소 등에 있는 살모넬라균이나 음식을 다루는 사람의 피부에 있는 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을 유발한다. 위산이 부족하면 이런 균들은 위장에서 죽지 않고 통과해 장에서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다. 식사 후 과일을 먹었을 때 소화가 안 되는 사람도 위산 부족이다. 알칼리성인 과일, 채소가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 역할을 해 위산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식사할 때 물을 마시면 위산이 희석돼 소화가 잘 안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위산이 부족하면 소화불량과 속 쓰림 현상이 나타나고, 배가 더부룩하고 트림이 자주 나오며,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기거나 변이 묽어진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위산과 소화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항상 에너지가 부족하고 피로하며 건강하지 못하다. 나이가 들면 소화 기능이 떨어져 위산과 소화효소가 부족해지는데, 이럴 때는 ‘위산’과 ‘소화효소’를 보충해줘야 소화 흡수가 잘되고 피로도 덜해진다.
속쓰림 현상이 지속되거나 자주 발생하면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소화기 질환에 전문적으로 투여하는 발효한약으로 부족한 소화효소를 보충하고 떨어진 위장기능을 살려 위산분비를 도와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도움말 ; 참좋은 한의원 한의학 박사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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