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하면서 아이의 부모님들께서 질문하는 것 중에 제일 많은 것이 보약에 관한 것입니다. 부모님들이 제일 많이 물어보시는 것이 어릴 때 보약을 잘못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몸이 허약하고 발육이 현저히 늦는데도 불구하고 보약 먹이는 것을 늦추고 조심스러워 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은 근거가 없을뿐더러 성장발육의 중요한 시기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보약의 기능과는 너무 거리가 먼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 소아를 다룬 항목에 나오는 내용 중에는 말과 걸음이 더딘 경우나 오연이라 하여 몸의 근육과 뼈가 연약한 경우 등에 녹용을 포함한 보약을 사용하여 치료하라는 부분이 나옵니다. 이는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발육 및 발달 장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며, 보약이 아이의 두뇌발달 기능 및 신체의 발달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여러 한의학 서적에서도 보약 중에 대표적 한약재라 할 수 있는 녹용을 머리와 뼈의 발육에 물질적 기초가 되는 정을 보강하는 약재이며 혈액의 생산과 체내 활용을 높이고, 근골을 강건하게 하는 대표적 약재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녹용을 어린 나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발달이 더딘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보약이나 녹용이 지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얘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적 연구에서도 녹용이나 보약 중에 지능을 떨어뜨리는 성분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발표된 적이 없습니다.
이외에도 어린 아이에게 한약을 먹이면 간에 좋지 않다는 얘기가 사실인지 물어보시는 분도 많습니다. 물론 모든 약은 간에서 해독되는 과정에서 간에 무리를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독 한약만 간에 좋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양약 중에서도 간독성이 있는 약이 있듯이 수많은 한약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간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약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 모든 한약을 간에 좋지 않다고 하는 말은 틀린 얘기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몇 년 전 3개월간 지속적으로 한약을 먹는 아이를 대상으로 간기능 검사를 하는 연구를 시행하였고 연구 결과 문제가 된 아이는 단 한 아이도 없었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이렇듯 아이의 체질을 고려하고 연령과 몸 상태를 고려하여 한약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다면 위와 같은 걱정으로 고민하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경희해맑은한의원 강상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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