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거기다 연말 술자리까지 겹치면서 모임도 잦아 늘 바쁜 현대인들은 자신의 몸을 뒤돌아볼 여유도 없다. 특히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질환이 있는 경우 차일피일 미루다 급기야 병을 키우는 예가 많다. 바로 치질이 그런 경우다. 남성들은 수술이 겁나 고민하고 여성의 경우 창피해 남모를 속앓이를 하다 증상이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다.
다이어트, 음주, 변비 등이 원인
직장인 정 모씨도 어느 날부턴가 배변 시 출혈이 있어 전문의를 찾았다. 진찰결과 정 씨는 항문의 치핵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출혈이 생기는 것으로 진단되었다. 평소 항문이 빠지는 듯한 불편감과 통증이 생겨 고통스러웠는데 이는 정맥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피가 고여 뭉치는 것이 원인으로 이는 장시간 앉아있거나 스트레스, 피로, 음주, 수면부족 등이 치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항외과 안중욱 원장은 “배변 시에 대변이 부드럽게 나오도록 충격을 흡수해주는 항문 쿠션 조직이 여러 원인으로 커진 병적인 상태를 치질이라고 부르고 의학적으로는 치핵이라고 한다”며 “운동부족이나 변비, 스트레스, 음주 또는 서구화된 식습관 그리고 장시간 의자에 앉아있는 경우도 변비를 유발해 치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특히 학생들의 경우 오랜 시간 앉아 있다보니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고 요즘처럼 연말 회식이 잦아지면서 음주나, 여성들의 경우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해 치질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원장의 말에 따르면 장시간 앉아있게 되면 항문 쪽으로 울혈이 되기 때문에 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여성들의 다이어트는 평소 식사량보다 적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면서 장운동이 늦춰져 변비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질 증상이 생겼을 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환자들이 치질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불편함 때문에 치료를 꺼려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한다.
치질 재발 막으려면 생활습관 잘 지켜야
대장항문 클리닉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치질, 치열, 치루의 3대 양성 항문질환으로 병원을 찾는다. 인구의 약 반수에서 한번쯤은 발생될 수 있는 흔한 질환인 치질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통증, 출혈, 돌출, 진물 등인데 이들 질환 중 항문 주위에 통증을 유발하고 진물이 나는 치루는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 치료가 어려우며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치루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핵은 크게 암치질(내치핵)과 수치질(외치핵)으로 나누어진다. 암치질은 1기∼4기까지 증상에 따라 나뉘어지며 수치질은 치상선 바깥쪽에 형성된 치핵으로 혈전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치열은 딱딱한 대변을 힘들게 보는 경우 항문관이 손실을 받아서 항문점막이 찢어진 상처를 말하며 젊은 사람에게 잘 생기고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방법에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보통 치핵의 크기가 작고 통증이 경미하면 좌욕과 치질약제, 식습관 교정, 변비예방 등의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치질은 상태에 따라 1기부터 4기로 나누는데 3기 이상이면 수술을 해야 하며 2기라 하더라도 신경이 쓰여 정상 생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치료에는 2, 3기∼4기의 내치핵, 감돈성 치핵, 통증이 유발되는 혈전성 외치핵 시에 수술을 하는데
아주 가볍게 내부에서 생긴 늘어난 혹이 있다면 주사제로 치료하거나 밴드로 묶어서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바깥쪽까지 탈출했다면 내부에서 늘어난 혈관부터 바깥쪽으로 늘어난 것까지 모두 절제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시에 메스 대신 레이저를 사용해 점막하 치핵 절제술을 하고 있으며 출혈이 적어 통증이 감소되는 장점이 있다.
치질 수술 후 재발 위험에 대해 안 원장은 “치핵 제거술을 했는데 또 치질이 재발했다면 본인이 관리를 잘 하지 않아서 수술 한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의 혈관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꼭 생활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변비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배변 시 힘을 많이 주면 혈관이 늘어나 치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 과일, 해조류, 식물성 기름 등을 섭취하고 하루에 2리터 정도의 물을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그리고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지 말고 자주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좌욕은 약 40도의 따뜻한 물에 엉덩이를 5분 정도 담그고 있는 것이 효과적인데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갑자기 커진 혈전성 치핵에 사용하면 통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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