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역사가 깊은 비구니사찰이다.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스님이 집필한 곳으로 이름이 나있으며 여승들에게 경학과 계율을 가르치는 국내최대규모의 운문승가대학이 있다. 운문사는 언제 보아도 사찰보다는 공원 같은 느낌을 주는 포근함이 있다.
천연 기념물, 보물 가득한 절
특히 만세루 옆의 ‘처진 소나무’는 천연 기념물로 정해진 소나무이다. 이 소나무는 어떤 고승이 소나무가지를 꺾어 심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나무로 나이가 450~500년 정도 된다. 가지가 밑으로 늘어지는 점이 보통 소나무와 달라서 처진 소나무라고 한다.
이곳 운문사는 오래된 역사만큼 사연도 많다. 그중 하나는 대웅보전이 두 개라는 점과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은 비로전 천정의 반야용선에 매달린 악착보살의 익살스러운 모습이다. ‘어느 옛날 신앙심 깊은 이들을 서방의 극락정토로 인도해 가는 반야용선을 타야 할 어떤 보살이 자식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로 늦게 도착하여 떠나가고 있는 용선의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서 서방극락 정토로 갔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운문사의 경내의 돌담길과 담장에 가을빛이 내려앉았다. 이곳 돌담길을 마주하고 두 개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운문사의 사천왕 석주와 석조여래좌상이다 사천왕 석주는 돌로 만들었음에도 정교함에 놀랍다. 소박한 건물 안에 두 개의 보물이 자리하고 있다. 운문사의 또 다른 보물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양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삼층석탑(보물678호)은 현재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꾸밈이 없이 단순한 모양을 가지고 있는 석탑이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삼층석탑 뒤편 팔작지붕이 아름다운 대웅보전(보물835호), 원응국사비(보물316호),비로전(제835호)나머지 두 개의 보물 청동항아리와 석등인데 스님들의 수행공간에 있어 직접 볼 수 없다.
보물이 많은 아름다운 사찰 운문사 ‘보물찾기’란 주제로 사찰 여행을 한다면 역사와 재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하늘 향해 솟은 소나무들 가득한 ‘솔바람 길’
여유의 미학을 배우고 싶은 에코트래블족이라면 운문사로 솔바람 길로 가자. 매표소를 지나면 수백 년 묵은 구불구불한 소나무들이 서 있다. 일주문이 따로 없는 운문사에서 이 솔숲은 일주문 역할을 한다. 빨리 걸으면 절까지 10분이면 충분지만 느릿느릿 걷는 것이 제 맛이다. 그윽하게 번지는 솔 향 덕분에 오감을 일깨운다.
자연과 하나 된 만추의 운문사. 가족과 친구와 함께 담소 나누며 걷기 좋은 호젓한 산책길이다. 솔바람 길은 매표소에서 운문사까지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오른쪽으로 운문 천을 낀 짧지만 아름다운 길이다.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어 ‘여기서부터 운문사의 솔바람길입니다’라는 정감어린 글자체의 이정표가 보인다.
짙푸른 숲 소나무향이 코끝으로 전해진다. 하늘을 향해 곧게 솟은 소나무들이 가득하다. 솔바람 길은 짧고 평탄한 길이지만 다양한 숲길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찰의 안과 밖을 절묘하게 구분하는 담장과 운치 있게 곳곳마다 하나의 절경이 되어 눈의 즐거움을 채워준다.
운문사 경내에서 북동쪽을 바라보면 산 중턱에 내려앉은 암자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북대암이다. 가파른 길로 올라야한다. 너른 터에 들어앉은 운문사의 모습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북대암에서 바라보는 운문산과 운문사 일대 풍광이 일품이다. 북릉, 심심 학심이계곡으로 산행을 하려면 천문사~배넘이재를 이용하여 지룡산 사리암 코스가 좋다. 사리암으로 바로 내려서는 길은 위험하다. 심심계곡, 학심이골 단풍과 낙엽은 정말 좋은 곳인데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솔바람 길’은 운문사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소나무 산책로를 한발 한발 정성스레 내디디며 만나는 길 자체가 생태탐방로다.
박지숙 리포터 jssh1208@hanmail.net
솔바람 길 걷기코스
위치: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운문사
-운문사입구~운문사~사리암주차장~사리암(10~12Km 3시간소요)
-매표소~운문사~북대암~지룡산~운문사 원점회귀 코스(6km, 2시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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