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엄마들이 전하는 나만의 육아 비용 절약법

출산용품·의류·장난감·그림책 … 빌려 쓰고 받아 쓰고 중고로 사고팔고

지역내일 2012-11-14

아이 키우는 주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육아용품 구입 때문에 고민을 한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일이년도 채 못 쓰는 육아용품인데, 모두 구입하자고 들면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남편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르고, 경기 불황에 지갑 사정이 빠듯한 이때, 육아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고수들의 지혜를 배워 보자. 아껴야 잘 사는 건 만고(萬古)의 진리 아니던가.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편견은 버려요. 나는야 중고 마니아
안양시 관양동에 사는 주부 이승희(가명·38) 씨. 그녀는 6살, 2살 두 아이의 엄마다. 그녀는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육아용품 대부분을 중고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아이 유모차나 카시트, 전집 같은 부피가 크거나 비교적 고가의 용품부터 배냇저고리나 딸랑이 같은 작은 물건도 중고시장에서 구매했다. “중고시장엔 한 번도 쓰지 않고 보관만 한 새 물건도 많이 나와요. 이런 건 새 물건 값의 70% 정도면 구입할 수 있어요. 또 상태가 괜찮은 물건이 반값에도 많이 나와요”
그녀는 중고 용품을 사고 팔 때, 주로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한다. 네이버의 ‘중고나라’나 중고유아용품 직거래 사이트인 ‘맘투맘’, 맘스홀릭 같은 육아정보카페 내 중고방 같은 곳에서 물건을 구입하거나 내다판다. 또한 아이들 그림책이나 전집 같은 책 종류는 온라인 중고책방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말마다 열리는 지역 내 벼룩시장도 저렴한 중고용품을 만날 수 있는 장이라고.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평촌 중앙공원에서 ‘알뜰나눔장터’가 열려요. 거기 가면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또 벼룩시장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고르며 물건의 소중함도 가르칠 수 있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단다.
그러나 중고 물품이다 보니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고가나 파손의 위험이 큰 물건은 반드시 직거래 하고, 온라인의 경우엔 안전거래를 이용하는 게 좋죠. 또한 중고품은 반품이나 교환이 안 되니 물건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구매해야 실패가 없어요”라고 조언한다.


장난감요? 잠깐 쓰는 데, 빌려 쓰는 게 이득이죠
안양시 안양6동에 사는 주부 박연숙(37) 씨. 그녀는 초등생 자녀와 4살 아이를 두고 있다. 박 씨는 장난감 대여점을 이용하며 장난감 구입비를 아낀다. “장난감은 집 근처의 ‘아이사랑 장난감나라’나 산본에 있는 ‘희망장난감도서관’ 같은 대여점에서 저렴하게 빌려 쓸 수 있어요.”
그녀가 소개한 ‘아이사랑 장난감나라’는 안양시에서 운영하는 장난감 대여점으로 만안구청 옆에 위치하고 있다. 연회비 5000원을 내고 회원에 등록하면 원하는 장난감을 빌릴 수 있다.
승용완구나 아기체육관 같은 대형장난감은 1회 1개를 대여할 수 있고, 그 외 소형장난감들은 1회 2개까지 대여가 가능하다. 1회 일주일 간 대여할 수 있고, 3일 연장 신청이 가능하니 최대 10일간 빌려 쓸 수 있다. 군포시 매화복지관 2층에 위치한 희망장난감도서관 ‘매화 토이스쿨’에서도 장난감을 빌려 준다. 군포시에 거주하는 0~7세 아동을 둔 보호자나 군포시에 직장을 둔 0~7세 아동의 보호자는 회원 가입할 수 있으며 연회비 3만원에 대여료를 별도로 내면 장난감을 빌릴 수 있다.
“장난감은 고가도 많고, 아이들 성장에 맞춰 단계별, 종류별로 사줘야 하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크죠. 그렇다고 오래 쓰는 것도 아니고, 금방 싫증내기 일쑤니 빌려 쓰는 게 합리적이죠.”
그녀는 아이들 책도 지역의 어린이도서관이나 일반도서관에서 빌려 보며 책값을 아낀다. 무료로 회원등록 하면 1인당 최대 3권까지, 또 가족회원으로 등록하면 4인 가족 기준 12권까지 빌릴 수 있어 아주 유용하다고.


주변을 돌아보세요. 물려받고, 나눠 쓸 수 있죠
의왕시 내손동에 사는 유현정(35) 씨. 그녀는 3살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그녀는 아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아이 용품을 자기 돈으로 산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최대한 얻어 쓰자’가 그녀의 신념이라나?
“결혼한 언니가 셋 있어요. 언니들이 아이들 금방 크니깐 비싼 것, 새 것 사줄 필요 없다고 조언해서 첫아인데도 물려받아 쓰는 쪽으로 맘을 정했죠.” 그러면서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고 한다. “주변에 아이 있는 친구들이나 이웃이 많잖아요. 친구나 이웃들께 아이가 커서 안 입는 옷이나 쓰지 않는 장난감, 책, 육아용품이 있으면 물려달라고 적극적으로 말하고 다녔어요”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주위에서 아이 용품이 들어왔다고 한다. 가장 많이 받은 건 옷. 그 외에도 아이들 그림책, 신발, 소소한 장난감들도 물려받았다고. “주위에 많이 얘기했더니, 주위 분들이 지인들한테도 부탁하고 해서 많이 물려받았어요. 입소문이 최고죠.”뿐만 아니라, 아이 돌까지는 친구들과 육아용품 품앗이로 비용을 아꼈다. 쏘서나 범보, 아기체육관, 바운서 같이 대부분의 아기들이 쓰는 ‘국민 장난감’의 경우, 비슷한 또래를 가진 친구들끼리 돌아가며 나눠 썼다고.


뒤지고 뒤져, 새 물건을 최대한 싸게.
군포시 당정동에 사는 주부 강현미(가명.33) 씨. 그녀는 5살, 3살 아이들의 엄마다. 그녀는 육아용품 전문 할인점이나 가격비교사이트를 방문, 최저가를 확인한 뒤 가장 저렴한 곳에서 물건을 구매한다. “같은 상품도 파는 곳마다 가격이 틀리잖아요. 가장 싼 가격으로 파는 곳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뒤지다 보면 원하는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요. 할인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 나오는 전시품이나 스크래치 상품들도 노려볼만 하죠. 새것인데도 정상가의 30~50% 싸게 구매할 수 있어요. 이메일 등록을 해놓으면 물건이 있을 때 메일도 보내주니 도움이 되지요.”
이 외에도 그녀는 네이버의 ‘뭉치다’나 ‘맘앤비’같은 유아용품 공동구매 카페들도 이용한다. 유아용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 이런 카페들은 의류, 식품, 장난감, 보험, 유모차 등 취급품목도 다양하다.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고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일부 상품의 경우 타 쇼핑몰 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일부 유아용품 기업들은 일 년에 한두 번 본사나 특정 장소를 빌려 창고세일을 해요. 거길 이용하면 최대 80%할인 된 가격에 아이들 용품을 구입할 수 있죠. 연초에 인터넷을 검색해 일정을 미리 확인해 두면 구매에 도움이 되지요.”
그녀는 아이들 책값 부담에 전집보다는 낱권 구매를 선호한다. 온라인 사이트인 ‘해오름’이나 ‘옥션’,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에서 저렴하게 낱권 구매할 수 있어 종종 이용한다고.


이재윤 리포터 kate25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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