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2학기 중간고사를 마쳤을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2학기 중간고사는 학생들에게 하나의 지표와 기준이 된다. 2학기 중간고사를 마치는 순간 자신이 무엇을 해야 될지 안다거나,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면 그 학생은 발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학기 중간고사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학생은 험난한 내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1년에 4번 보는 중간-기말 고사 중에 2학기 중간고사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본격적으로 다음 학년의 준비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제 2학기 기말을 마치고 겨울방학에 들어갈 때까지 2개월의 시간여유 밖에 남아있지 않다.
가장 다급한 고등학교 2학년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11월 중반이면 고2 학생들은 전국단위 모의고사를 보게 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내신이 반영되는 중간-기말 고사에서는 최선을 다하지만, 모의고사는 긴장을 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학년 11월 모의고사부터는 전국의 대부분 학생들이 초긴장 상태로 시험을 보게 된다. 즉, 처음으로 자신의 전국적 위치가 정확도를 갖춘 상태에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고2 학생들은 실질적인 수험생 모드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 전환의 시점을 1~2개월 정도만 앞당겨도 자신의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11월 모의고사 시점보다 조금이라도 앞당겨 수험생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중간고사 이후 인 것이다. 10월 중순부터 실질적인 고3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고1의 경우는 어떨까? 무엇보다도 2학년이 되면서 학생들을 가장 압박하는 것은 수학과목이 될 것이다. 인문계든 자연계든 2학년부터 심화과정에 들어가면서 수학공부에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된다.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많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수학공부에서 손을 놓게 되는 시점이 바로 2학년 수학을 시작하면서부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학에 있어서 난이도와 학습량이 갑자기 증가하기 때문에 한 순간이라도 미루기 시작하면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중3 학생들은 더 심난할 것이다. 특목고로 진학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지,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지 갈등이 있을 것이다. 일반고로 진학한다면 어느 학교가 유리할 것이며,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머리 속에서 복잡한 계산이 이루어 지고 있을 것이다. 아마 학생보다는 학부모님들의 머리가 더 복잡할 것 같다. 고교 선택의 문제는 학생이 처한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다.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는 보편적 기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보편적이다. 어떤 학교에 가더라도 영,수의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학생은 버티기가 힘들다. 고교과정을 심화하거니 선행할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예비고3 수험생이라면 빨리 논술을 시작해야 한다. 2학년까지 수능에 집중하고 3학년부터 수시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심각한 착각이다. 고3이 되면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과목을 시작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오히려 2학년 2학기면 논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내년 3월 이전에 실전 논술의 감각을 익혀놓아야 한다. 3학년 올라가서는 논술의 감각을 유지한 채 수능에 집중해야 한다. 3학년 올라가서 해야겠다는 생각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해당된다. 그리고 대학입시 상담을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자신의 실력으로 갈 수 있는 학교와 해당전형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 목표가 구체화 되지 않으면 고3 전반기가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
예비고2 학생이라면 취약과목을 점검해야 한다. 약점보완과 강점강화 중에 먼저 선택해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강점강화’라고 본다. 하지만 여기에서 ‘먼저’라는 시점은 1학년 전반기에 해당된다. 2학년으로 올라가는 시점이라면 이미 강점강화에 매달리기에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해서 해결해야 된다. 대부분 수학일 것이다. 수학에서 자신이 없는 학생일 경우 이번 가을부터 내년 3월까지 구체적이고 정확한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 이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형강의 수강이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수학의 경우 논술 못지않게 학생들의 오류유형에 대한 첨삭이 중요한 과목이다. 대형강의 보다 오답에 대한 첨삭이 가능한 소형강의를 이용해서 자신의 문제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
예비고1 학생들이라면 고교과정에 대한 선행이 필요하다. 요즘 선행학습이 교육파행의 주범으로 지목 받는 것 같다. 하지만 선행학습 자체가 문제의 본질처럼 지적되는 것은 오해와 왜곡이다. 4~5년 과정을 앞서 배우는 과도한 선행학습이 문제인 것이지 선행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고교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바로 진학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1년 농사는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추수를 한다. 하지만 학습은 3월 학기가 시작되면 바로 추수에 들어가는 것이다. 씨를 뿌리고 준비하는 시기는 10월 중간고사부터 겨울방학까지의 기간이다. 농경사회의 경험을 학업계획에 적용시키지 마라. 가을에 씨를 뿌리고 준비하지 않으면 혹독한 봄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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