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복잡한 문제해결력 조차도 단순 계산력이 큰 바탕이 되고, 그 기반 위에서 가능하다고 본다. 분초를 다투는 시험시간에는 결정적으로 뇌의 부하를 크게 덜어주며 사고과정의 실수도 줄여준다.
개정과정은 복잡한 계산능력측정을 지양하고 종합적, 창의적 사고력 측정을 강조한다. ‘수학적 과정을 통한 창의성 강조’가 주 내용인데, 수학적 과정은 주변의 다양한 현상을 수학과 연결하고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때, 활성화되어야 하는 기능과 능력이다. 문제를 마주했을 때 수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접근 및 해결해가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것이야 말로 계산능력이 가장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학은 결국 양을 다루는 학문이다. 창의사고력도 결국은 양적인 사고 및 처리능력인 것이다.
계산을 못하거나 싫어하는 학생들의 핑계 중 하나가 미국에서는 계산기를 쓴다는 것이다. 계산활동의 가치를 폄하하기 때문인데, 원칙적으로 그것은 모델링을 한 후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대입되는 숫자에 의한 결과만을 낼 때이다.
미국 교육계에서도 기초연산능력의 저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 암산능력은 문제 해결 시 전체를 꿰뚫게 해주는 절대요소이다. 평소에 아무리 창의적인 학습을 했다 해도 평가 시에는 가장 어려운 문제의 해결 여부가 점수를 좌우하는데, 다른 문제들을 최대한 빨리 풀어 시간을 확보해야 하며 평소 계산연습량과 직결된다. 계산이 빠르면 문제집 한 권 풀 시간에 두 권도 푼다. 같은 시간동안 공부해도 학습량의 차이가 나므로 실력차이는 날 수 밖에 없다. 시험을 치른 뒤 “모르는 것 몇 개, 실수 몇 개냐” 물어보면 반은 계산 실수다. 아무리 창의사고력을 지향하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있어도 결국 평가할 때는 단순 계산의 연습량이 실전에서 우열을 가린다. 필자는 공학을 전공했는데 대학공부에서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계산연습은 기본공식이나 모델링과정을 각인하는데 필수적이었다.
농구선수든 야구선수든 운동스킬 연습 이전에 운동장 10바퀴 이상 뛴다. 슛의 정확도와 타격의 정확도도 기초체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실전에서 완벽한 슛을 위해서 수천, 수만 번의 반복적인 연습을 하지 않는가? 연산능력은 기초체력인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고난도 기술은 절대 불가능하다.
피아노 연주자에 비유하자면, 평소의 지겹고 반복적인 연습들이 체화되어야 화려한 공연에서 실수 없이 빛을 발한다. 연산능력은 낱개의 음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운동역학적인 과정이다. 그러한 기초위에서 감정표현도 예술적 승화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MNM수학
배원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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