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의사가 자신의 기술, 의사로서의 인격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환자에게 무시당해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이 실망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술 후 의사가 보기에 썩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상당히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의사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수술을 했으면 하는데요!”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환자가 “선생님, 여기가 약간 신경이 쓰이는데요?”라는 식으로 말을 해 주면, 내심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면서 “사실은 저도 약간 신경이 쓰이던 것이니 조금 더 지켜봅시다”라던지, “다시 고쳐봅시다. 비용은 따로 필요 없습니다”라고 말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 수술비용을 받을지 무료로 할지 의견이 나누어진다.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경우 “무료로 하면 이쪽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비용을 받아야만 한다. 수술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완성도가 약간 부족한 것뿐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반면 무료로 해야 한다는 입장의 경우 “무료로 해 주어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보다 깊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이다. 꼭 항상 같은 패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필자는 무료의 원칙을 대부분 선택하는 쪽이다.
수술에 자신이 없으면, 내심 환자가 빨리 어디론가 가버렸으면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더욱 심한 경우가 되면, 의식적으로 환자에게 냉정하게 대응하여 환자에게 “여기에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더 이상 이런 곳에는 오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하는 클리닉까지 있다고 한다.
수술을 하는 의사 중에 처음부터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생각으로 수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기술자도 없다. 하나하나 쌓아 올려 발전해 가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좋지 않은 결과를 경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성의 있는 태도로 환자와의 관계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여야만 이 상황을 바람직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에게 신뢰를 잃는다고 하는 것은 수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의사로서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정진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의사과잉의 시대, 인의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리는 같아 이대로 간다면 ‘서로 존경한다’는 정신이 잊힌, 살기 어려운 세상이 곧 올 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
청담심스성형외과 심희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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