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세계를 속임수로 보고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묘사한 20세기의 대표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의 단편 소설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명작 『킬리만자로의 눈』이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오는 12월 5일 산울림소극장 무대에서 공연되는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정상을 향해 오르려는 인간의 모습을 특별한 무대 언어로 새롭게 조명한다. 특히 헤밍웨이의 자의식을 잘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의 각색은 연출가 김진만이 맡았다.
그는 이번 연극에서 눈이 상징하는 죽음, 사라짐, 고난, 포용, 구원,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이상향 등 하얀 눈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작가 해리가 다리의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르듯이 태만과 물질적 안락함에 젖어 글쓰기를 계속 미루던 삶은 ‘작가적 양심의 몰락’을 의미한다. 또한 처음에는 아주 사소하고 작게 보이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방치하는 것이 큰 파국을 불러올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 무대를 통해 행동하지 않는 양심, 자기 합리화로 범벅이 된 삶 속에서 그 삶에 매몰되어 가는 수많은 인생에게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 묻는 연극 <킬리만자로의 눈>. 이 연극에서는 에피그라프의 반복구사, 눈 내리는 풍경 등을 통해 다양한 시?청각적 이미지를 강화시켜 관객들이 작품의 주제에 쉽고 특별한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두 주인공이 아프리카에 가게 된 과정을 춤으로 표현하여 작품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향해서 날아가는 스펙터클한 마지막 장면은 큰 울림을 자아내는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12월 30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문의 (02)3676-3676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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