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풀어가는 수학세상 (4)

공정한 분배(3)

지역내일 2012-11-29

이번 주에는 자동차나 아파트와 같이 조각으로 나누면 원래 가치가 사라지는 대상을 공정하게 나눈 ‘봉인된 입찰법’을 배워 보도록 하자.
먼저‘봉인된 입찰법’은 아래와 같은 3단계를 거쳐 공정한 분배를 한다.
1단계에서는 먼저 참가자 각자가 각 항목에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해당되는 금액을 적는다. 그리고 각자가 적은 금액의 합을 참가자의 인원수로 나눈다. 이 나눈 값이 참가자 각자의 몫이다.
다음 2단계에서는 각 항목에 대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적은 사람에게 그 항목을 배당하고, 각자 1단계에서 구한 자기 몫과 차액을 주고받는다.
끝으로 3단계에서는 2단계의 결과로 받게 된 가치에서 1단계에서 구한 자신의 몫을 뺀 나머지 금액을 참가자의 인원수로 나누어 참가자 각자에게 공평하게 배분한다.
설명이 다소 장황해진 면이 있다. 구체적인 예를 통해서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하자. 쉬운 것을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두 자녀 지영과 기철은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 1채와 토지 100평을 유산으로 상속을 받았다. 유산을 외부 사람에게 절대 팔아서는 안 되고 두 자녀 모두 만족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 유언에 따라 유산을 분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민법에는 유언으로 재산의 분배를 결정해 놓으면 원칙적으로 유언에 의해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유언에 각 자녀의 몫이 주어져 있지 않으므로 두 자녀가 유산을 똑같이 나누되 서로가 만족하게 나누는 것이 이상적인 분배가 될 것이다.
 먼저 지영이와 기철이가 아파트와 토지에 대하여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적도록 한다. 두 사람이 써낸 결과가 아래와 같다고 하자.




























재산



지영



기철



아파트



1억 6천



1억 8천



토지



3억



2억 4천



합계



4억 6천



4억 2천




                  (단위 : 만원)


위 표에서 지영이가 생각한 유산의 가치는 4억6천이므로 자신의 몫은 2억3천이다. 같은 방법으로 기철이의 경우에는 몫은 2억1천이다.
상속되는 재산은 그 항목을 가장 높게 평가한 사람에게 배당하기로 하였으므로 지영에게는 토지를, 기철에게는 아파트를 배당한다. 그런데 지영이는 자신의 몫에 해당되는 재산은 2억 3천인데 3억 가치의 토지를 배당받았으므로 그 차액인 7천만원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기철의 경우에 자신의 몫이 2억1천인데 가치가 1억8천인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므로 3천만이 적게 배당을 받은 셈이다. 따라서 지영이가 지불한 7천만원 중 3천만원을 기철에게 지불한다. 이제 지영이와 기철이는 자신들이 생각한 몫의 유산을 모두 분배받았다. 이제 두 자녀는 각자의 몫만큼의 유산을 챙겼으므로 절대로 불만을 가져서는 안 된다.
이제 마지막 정리만 남았다. 지영이가 지불한 7천만원에서 기철에게 준 3천만원을 제외하면 4천만원이 남았다. 4천만원을 2로 나누어 지수와 기철에게 똑 같이 나누어 준다. 이제 유산 분배는 끝났다.
재산을 팔지 말라는 유언을 지켰고, 지수와 기철이는 처음에 자신들이 생각했던 몫보다 각각 2천만원씩 더 받았으므로 모두가 만족할 것이다. 공평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방법으로 분배가 이루어진 것이다.


문제와 풀이가 모두 글로 표현되었다. ‘독자들이 위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쉽고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필자의 능력을 탓하면서, 확실하게 이해가 되도록 풀이를 한번 더 읽어 주었으면 한다.


● 한걸음 더
지영, 기철, 호영은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 1채, 토지 100평, 보석 1개, 현금 6천만원을 유산으로 상속을 받았다. 부모는 유산을 외부 사람에게 절대 팔아서는 안 되고 세 자녀 모두 만족하게 나누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 유언에 따라 유산을 분배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될까 ?


현장에서 수학을 가르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 본인의 힘으로 해결을 시도하기 보다는 해설서를 먼저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는다면 수학적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수학은 늘 골치 아픈 과목이라고 치부해 버리지 말고 연필과 연습장을 준비하고 제시된 문제와 씨름해 보자. 귀찮다고 여기지 말고 즐겨보자. 즐기다 보면 어느 사이 문제해결에 몰입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몰랐던 수학의 재미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걸음 더 문제에서 현금 6천만원은 일단 공평하게 2천만원씩 나누어 갖는다. 그러면 예시 문제와 비교해서 사람과 항목이 하나 더 늘었을 뿐 해결 방법은 동일하다. 일단 연필과 연습장을 꺼내서 각 항목에 대해 세 사람이 적어낸 표부터 만들어 보자. 생각보다 쉽고 재미가 쏠쏠하다.

진광고등학교 신인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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